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보람 Jul 11. 2023

힘든 육아를 견뎌내는 나만의 방법

글쓰기로 마인드컨트롤 하기

오늘은 제대로 고립 육아를 했던 하루였다. 아침에는 비가 많이 내려 산책을 나가지 못했고, 낮에는 너무 더워 나갈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집콕한 하루.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한 지 쉽게 싫증을 내고 징징거리기만 했다. 그런 아기 옆에 있는 나는 스트레스가 극에 도달할 것 같았다. 잘 놀다가도 갑자기 짜증을 내는 아이를 보며 한숨을 푹푹 쉬며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남편의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되었지만 마냥 기쁘지는 않았다. 널브러져 있는 집을 정리하고, 저녁도 차려야 하고, 육퇴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아기를 재워야 하기 때문이다. 약 5개월 때부터 시작한 이앓이는 도대체 언제까지 하는 걸까? 자다가도 몇 번씩 깨는 아기 때문에 거실에서도 맘 편히 쉬지를 못한다. 

더군다나 오늘은 남편이 수련회 준비로 교회를 가는 날이다. 나는 하루 종일 육아 노동을 했지만 저녁에도 이앓이 때문에 울며 깨는 아이를 위해 오늘도 대기조다. 

육퇴 후 밥을 대충 차려 먹고 거실에 앉아 혼자서 글을 쓰니 뭔가 처량한 마음이 든다. 나 스스로를 또 연민하기 전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늘 정지우 문화 평론가님이 쓰신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라는 책을 보다가 글을 쓸 때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터져 나올 듯한 비명, 내 안의 요동치고 끓어 넘치는 감정, 나를 금방이라도 휩쓸어버릴 것 같은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출해 버리면, 그것은 글쓰기가 아니다. 그저 비명 지르고, 소리치고, 울고 끝나는 일이다. 
(중략)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나에게는 끝까지 버티고 앉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글로 남기는 또 다른 내가 있다. 글 쓰는 일은 그런 ‘또 다른 나’를 점점 더 단단하게 키워나가고, 그를 언제든지 소환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나가는 일이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정지우 

글을 쓰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오늘의 육아와 상황을 생각하면 부들부들, 머리가 절레절레 흔들어질 만했다. 하지만 글을 통해 또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을 보내니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 금방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멘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힘들지만 버텨내는 마음과 별것을 별것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그 중심점에는 이 글쓰기가 있다. 글쓰기로 내가 왜 힘들었는지 또박또박 적고 나니 마음이 정돈되고 평안한 마음을 찾았다. 

오늘 하루 힘들었지만, 몇 년 후에는 이 글을 보며 ‘저런 때도 있었지’라며 웃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글쓰기야 고마워. 내일도 또 보자. 


작가의 이전글 아기를 낳기 좋은 나라가 되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