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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란다이어리 Jun 04. 2019

[뽀란's Diary] 28 day 3월 27일

여유로운 하루 / 한식당 찾아가기

뽀가 쓰는 3월 27일 Diary     


 오늘은 쉬는 날이다. 아무 데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숙소에만 있고 싶다.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쳐서 오늘 하루는 푹 쉬기로 했다. 너무 힘들어서 안 되겠다. 여행 일정이 길다 보니 이렇게 숙소에서 쉬는 하루가 꼭 필요하다.     

 지금 란이는 사진 편집하고 그림 그리고, 나는 브런치에 들어와서 글을 수정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저녁에는 한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근처 한식당을 찾아 나섰다. 25분 정도 걸어서 도착했는데, 그 근처는 파리가 아닌 마치 동남아 같은 분위기였다. 한식당 사장님이 우릴 보시더니 바로 한국어로 인사해주셨다.     


 오삼 불고기, 김치전, 닭갈비를 시켰는데 딱 우리가 찾던 매운맛이라서 진짜 맛있었다. 한국에 있다면 다시 가고 싶을 만큼 지금까지 갔던 한식당 중에 제일 맛있는 곳이다. 많이 알려진 식당인 듯 우리 이후로 외국인들도 많이 왔다. 한식을 먹으러 온 외국인들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그들도 우리만큼 맛있다고 느끼는지 궁금하다.     

 저녁 먹고 나서 숙소 가는 길.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보기로 했다. 구글 지도를 이용해서 다른 길로 가는 중인데, 하필 술집이 줄지어 있는 중심가였다. 작은 동양인 여자애 둘이서 길을 잃고, 어두운 거리에 잘 못 들어간 느낌이었다. 우리는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와서 무사히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고 나서 물을 안 사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이 절실히 필요했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라 곧 마트들이 문 닫을 시간이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수돗물 먹어도 된다며 수돗물이 좋은 물이라고 하셨다. 


 아 네... 그걸 들은 우리는 옷을 빠르게 입고, 마트를 찾아 나섰다. 아까 커피포트에 묻어있던 하얀 자국들을 보고 나니 절대 그 물을 먹고 싶지는 않았다.     


 다행히 마트 영업 종료 직전에 가서 물을 구할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대문은 비밀번호라서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아!... 아파트 공동현관문 열쇠를 안 가져왔다!   

  

 아까 저녁 먹고 들어왔을 때, 다시 열쇠 쓸 일이 없다고 생각해서 화장대에 놓고 나와 버렸다. 란이 핸드폰도 방에 두고 왔는데, 거기에 에어비앤비 호스트 연락처가 있어서 호스트한테도 알리지 못하는 상황... 늦은 시간이라 더 이상 아파트에 들어올 사람이 없을 것 같았고, 에어비앤비로 우리 숙소를 찾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헛수고였다.     


 둘 다 멘붕 상태로 손을 놓아버린 그때!


 한 남자분이 숙소 아파트 대문을 열고 들어왔다. 와 살았다! 그분이 공동현관문을 열자마자 따라서 들어갔고, 이상한 눈빛으로 우릴 보셨지만, 지금 그걸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일단 여기 들어왔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숙소 벨을 누르며 호스트를 불렀다. 


 "소피!! 소피!!" 호스트가 열쇠를 잊고 나갔냐며, 웃으면서 문을 열어 주었다. 정말 다행이다. 이대로 숙소에 못 들어오고 밖에서 노숙할 뻔했다. 우린 왜 하루도 그냥 지나가는 일이 없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 지나갔음에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란이 쓰는 3월 27일 Diary     


자정 12시  

   

 잠자는 시간이지만 하루를 정리하기 위해 아직 잠에 들지 않았다.


 뽀는 옆에서 쿨쿨 자고 있다. 방금까지 라이온 킹이랑 위키드 노래로 장난을 치다가 먼저 잠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뽀가 먼저 잠드는 건 처음인 듯싶다.


 오늘은 파리 여행을 마무리하고, 그동안 못했던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힐링 데이를 보냈다. 그동안에 쌓인 피로를 풀고, 내일 니스로 떠나면 다시 강행군이 시작될 것을 예상해서 오늘만큼은 푹 쉬기로 하였다. 그동안 그림을 그릴 시간이 부족했는데 쉬면서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양껏 그리면서 힐링을 하니 너무 좋았다. 


 파리에 있는 동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랑 연락을 하기가 어려웠는데, 오늘은 시간이 되어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보이스톡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세상이 참 좋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데 무료로 통화를 할 수 있다니 좋은 세상이다.


여유로운 날 그려본 그림. 루브르에서 본 승리의 여신 니케 - Artist @_ran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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