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근교 - 생폴드방스
뽀가 쓰는 3월 29일 Diary
'두두두두두둣!!' '두두두두두둣!!'
아침 8시부터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깼다... 하.. 왜 우리가 가는 곳들은 다 공사 중일까..? 힘차게 땅을 뚫는 소리에 원래 잠을 깊이 자는 란이도 이 소리는 못 이기는지 잠을 깼다.
숙소 고양이들의 재롱을 보면서 천천히 나갈 준비를 하고, 니스 근교 ‘생폴드방스’를 가려고 나왔다. 햇빛이 쨍쨍한 날 바라본 니스는 순위를 매기자면 지금까지 간 도시들 중 상위권이다.
버스를 타고, ‘생폴드방스’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풍경이 너무 예뻤고, 겹겹이 쌓인 집들이 꼭 이탈리아의 남부 해변가 마을 포지타노가 생각나는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서 구글 지도에 의지하지 않고, 발길 가는 대로 걸었다. 설사 중간에 길을 잃는다 하더라도 그곳도 마을 안이라서 걱정이 없다. 두 시간이면 충분히 구경할 수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골목골목에 자리 잡은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구경하고, 계속 사진 찍으면서 돌아다녔다. 런던의 코츠월드 마을에서 찍고 싶었지만, 날씨가 안 좋아서 찍을 수 없던 사진들을 여기서 다 찍을 수 있었다.
한적하게 걸으며 오랜만에 여유를 즐겼다.
그동안 너무 바삐 다녔나 보다. 한국에서는 바쁘게 살았으니 여기서는 조금 천천히 다녀야겠다. 이렇게만 다니면 나머지 근교 여행도 가뿐히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니스로 돌아와서 늦은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KFC에서 포장도 해왔다.
이러다 살찔 것 같다. 아침에 본 해변가에 조깅하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내일은 그 사람들을 따라서 뛰어볼까.
란이 쓰는 3월 29일 Diary
정오 12시 27분
우리는 지금 샤갈의 무덤이 있고, 예술가들이 밀집되어 살고 있는 마을 생폴드방스로 가는 버스에 타고 있다.
어제는 무거운 짐을 들고 파리에서 니스로 이동했다. 니스에 온 첫 소감은 ‘와! 좋다~!’였다. 답답한 도시에서 벗어나 한국으로 치면 부산이나 제주도로 온 듯한 아주 시원한 기분이었다.
그 기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심지어 날씨도 한몫하고 있다.
우리가 유럽으로 온 뒤 최상의 날씨 컨디션인 오늘. 우리는 생폴드방스로 간다. 생폴드방스는 니스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마을, 한국에 헤이리 예술마을이 있듯이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나는 니스로 여행을 계획하기 전부터 여기를 꼭 가고 싶다고 뽀에게 이야기했고, 지금 우리는 그곳으로 가고 있다.
마음 같아선 예술가들과 이야기도 하고 오고 싶지만 시간상 그건 안 될 것 같아서 조금 아쉽다. 하지만 영감을 많이 받고 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것을 눈에 담고, 영감을 받고 와서 오늘도 즐겁게 작업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