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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쇼 Jul 08. 2016

[책] 9평 하우스

대지가 얼마나 넓든  9평짜리 건축 면적으로 집 짓기

9평하우스.


건축면적이 9평인 2층짜리 집을 조립식 주택처럼, 블록처럼 짜맞춘 틀에서 짓는 집이다. 건축면적이 좁아서 대지를 넉넉하게 쓸 수 있고, 넓은 집을 바라는 욕심을 줄여 건축비도 줄인다.


9평하우스는 일본에서 시작하였으나, 일본에 널리 퍼진 주택 양식은 아니다. 그곳에서도 한국처럼 집을 '방 몇 개, 화장실 몇 개'로 따지는 분위기가 있다. 책 9평하우스에 나온 건축주는 모두 주위의 의심쩍은 시선을 이겨내고 자기 줏대를 밀어부친 사람들이다.



9평하우스는 1952년 일본 도쿄 시부야에 건축가 마스자와 마코토가 지은 자택에서 출발한다. 그 집은 1층은 9평, 2층은 6평인 정사각형이었다. 1층은 1평이 9개, 즉 3X3으로 되었다. 나무로 지은 이 집은 전후 일본의 주택난에서 주거 시험작으로 평가받았다.

마스자와 마코토가 9평하우스를 지은 땅은 2백평이 넘었다. 대지를 다 채우지 않고 남기고 지었다. 2000년대 일본에서 9평하우스 붐이 일 때에 대지 면적이 9평보다 더 넓은 건축주는 9평하우스의 철학을 살려 집 옆, 뒤, 또는 앞의 땅을 남겼다.


마스자와 마코토의 9평하우스는 아이가 자라고, 둘째가 태어나면서 중개축을 거듭했다. 그는 9평하우스를 건축 사무소 겸 집으로 썼는데 13년이 지나 새로 건물을 지어 옮겼다. 그가 쓰던 집은 사무실 직원에게 넘겼고, 집 골조를 그대로 옮겨 사용했다.

9평하우스의 시초 마스자와 마코토가 1952년 지은 집


1999년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열린 리빙디자인센터의 기둥전에 마스자와 마코토의 9평하우스가 재현됐다. 이 작업은 토목건축사무소 이바타켄치쿠가 도왔다. 이 회사의 사장 이바타는 마스자와와 친분이 있고, 마스자와가 설계한 집을 고친 적이 있다.


전시회가 끝나고 9평하우스의 자재는 이바타겐치쿠 창고에 보관됐는데 전시회 담당자가 이 자재로 집을 짓겠다고 했다. 세월이 흐른 만큼 현대적인 감성과 주거 환경에 맞춰 디자인 작업이 이뤄졌다. 1950년대의 목제 창살을 통유리 창으로 대체하는 식이었다. 이 집의 이름은 '스미레아오이 하우스'다.


스미레아오이 하우스는 일본 미디어의 눈길을 끌었다. Boo-Hoo-Woo.com의 오카자키 야스유키도 스미레아오이 하우스를 찾았다. 오카자키 야스유키는 건축을 배우고 설계 일을 한 경험이 있었다. 9평하우스의 시초 마스자와의 건축 설계사무소를 방문하여, 기본 골격에서 디자인을 가미한 주택 건축, 즉 마스자와의 9평하우스 리메이크 사업 구상을 얘기했다.

책은 9평하우스 여러 사례의 부지면적과 건축면적, 연면적, 9평하우스 기본 틀에서 더하거나 뺀 요소를 설명한다. 건축주 인터뷰도 있다.

<9평하우스의 5가지 원칙>

평면은 정사각형 (3평X3평 = 5.4mX5.4m)
3평 넓이 통로를 설계한다.
4.5m 박공지붕을 얹는다.
기둥은 원기둥을 사용한다.
건물 전면에 큰 창을 설계한다.



9평하우스는 1층과 2층의 면적을 합해봐야 20평이 안 된다. 통로를 만들어야 하니 15평이 겨우 될까. 3층으로 지어야 20평이 조금 넘는다. 헌데도 9평하우스를 지으려는 건축주와 디자이너, 건축가가 있었다. 책 9평하우스에는 그들의 얘기가 나온다.


마음을 먹기까지 갈등과 걱정. 아무리 좁은 집이래도 건축 비용은 무시하지 못한다. 이왕 집을 지을 거면 넓고 시원하게 짓고 싶지 않나. 누구나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나부터 그렇다. 모두가 넓은 집을 꿈꿀 때 가로세로 3평짜리 집을 지은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9평하우스에 대한 정보는 [책] 9평하우스나 홈페이지에서 얻자. [책] 9평하우스는 분당도서관에 있다.

9평하우스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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