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라쇼 Jan 04. 2016

얄짤없는 구글

거짓 정보 흘렸다가 서비스 차단 당할 뻔한 썰

나는 온라인에 내 정보를 기입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브런치, 링크드인, 미디엄 등등을 쓰는 사람이 이게 웬말? 서비스를 가입해 쓰지만, 내 신상정보를 프로필에 굳이 적어야 하는지 늘 의문이란 말씀.


이 반항하는 성격 탓에 구글에 가짜 정보를 올렸는데 혼쭐이 났다. 회사 이메일인데 사용 중지 당했다.


사건 발단


이 사건은 이메일 프로필에 내 사진을 넣으려던 시도에서 시작했다.


2015년 12월 30일이었다.


그날 저녁 나는 카카오택시블랙을 체험해 보겠노라며, 택시를 호출한 뒤 남는 잠깐 (11분이었다) 동안 회사 이메일에 프로필 사진을 넣으려 했다.


더기어는 구글 앱스를 쓴다. 구글은 월 얼마의 돈을 내면 도메인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기어가 쓰는 게 이것이다.



사건 내용


1. 구글 지메일 앱을 켰다.

2. 설정으로 들어갔다.



3. 사진 변경을 눌렀다.



4. 구글 플러스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단다.



5. 업그레이드 확인하기 단추를 눌렀다.

6. 구글이 내게 성별과 생년월일을 입력하라고 했다.



7. 내 정보를 제대로 주고 싶지가 않았다. 그보다는 생년과 월, 일을 하나하나 찾아서 입력하는 게 귀찮았다. (타이핑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나는 이렇게 입력했다.



각 항목에서 선택하기 단추를 누르면 제일 먼저 나오는 걸 선택했다. 2015년 1월 1일 생.


8. '프로필 만들기' 단추를 누른 순간 내 회사 계정은 막혔다. 처음엔 지메일 앱이 다운된 줄 알았다. 앱에서 내 회사 계정이 사라졌거든.


잘못 읽은 줄 알았다.


정신을 차렸다. 진짜였다.


구글 앱스여서 방심했는데 구글은 구글 앱스에도 14세 미만 회원가입 불가 정책을 고수했다. 귀찮다며 모든 걸 제일 첫 항목으로 선택한 내 잘못... 생년월일을 왜 줘야 하는지 여전히 의문이지만.


9. 나는 구글에 잘못했다고 말했다. 내 잘못을 고백했다.

10. 다행히도 구글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신용카드로 0.3달러 (300원 조금 넘는 금액)를 결제하거나 신분증을 내면 내가 구글 앱스를 쓸 수 있는 사람이란 걸 확인하겠다고 했다.


11. 이 순간 나는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하면 바로 해결해준다는 글귀를 미처 확인 못하고 편집장에게 "회사 이메일 막혔다"고 연말 저녁에 보고(?)했다.


12. 서둘러 메시지를 보내고 차분하게 다시 읽었다. 0.3달러 결제하면 바로 해결해준다고 하니, 첫번째 선택지를 고를수밖에.


13.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니 1달러를 가결제하여 제대로 된 카드인지 확인하고서

14. 구글은 0.3달러를 결제했다.

15. 그러고 나서 내 회사 이메일 봉인은 바로 해지됐다.


결론:


구글에 거짓말하지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카카오택시블랙 타봤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