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언어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이제는 나와 아이 사이에, 우리만의 언어가 생겼다. 말은 아직 못하지만, 분명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는 아이. 나는 어느새 아이의 ‘통역가’가 되어 남편에게 하나하나 그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
아침이면 혼자 10분, 길게는 15분쯤 작고 고운 소리로 깨어난다.
‘헤-에, 흐-어’ 마치 자기만 들을 수 있는 비밀스러운 언어처럼, 아주 여리고 낮은 소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소리가 점점 또렷해지다가, ‘암마-암무-엄마’ 엄마를 부르는 듯한 그 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가야겠군.’
사실 '엄마'라는 소리를 입에 올리기 시작한 건 한참 전이다. 하지만 정말 ‘엄마’라는 존재를 알고, 그 말로 나를 부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걸 느낀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다안아, 잘 잤어?” 내가 인사를 건네면 아이는 세상 반가운 얼굴로 웃으며 ‘헤에—’ 하고 슈퍼맨 자세를 한다. 이건 안아달라는 신호. 긴 밤을 지나 다시 만난 아이를 안으며, “엄마도 너 너무 보고 싶었어”라고 마음속으로 되뇌게 된다.
배고플 때는 ‘아아악’, 놀 땐 ‘음나나나~’, 졸릴 땐 ‘나!! 아!! 우!!’ 조금씩 더 명확해지고 또렷해지는 소리들. 때로는 쪽쪽이를 달라고 쫍쫍대기도 하고, 방에 데려가 달라며 소리 높여 부르기도 한다.
이제 나는 그 모든 작은 신호들을 알아챌 수 있다. 울음소리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다르고, 같은 소리라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와 나만이 알 수 있는 소리와 몸짓들. 이건 단순한 ‘언어’가 아니다. 서툴지만 진심이 담긴, 세상에서 가장 진짜인 대화다.
아직은 소리로 주고받지만, 언젠가 이 대화에 단어들이 하나둘 붙겠지. 그날이 오기까지,나는 오늘도 너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다. 그리고 그 조용한 언어가 자라나는 날들을, 마음 깊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