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의 컬러 찾기 여정
"그래서, 유선님의 컬러는 뭐예요?"
패션디자인과로 편입하던 날, 면접의 마지막 질문이었다.
이미 긴장으로 굳어 있던 내 어깨는 그 한마디에 더 경직됐다. 머릿속은 하얘졌고, 심장은 무섭게 뛰었다. 그런데 0.1초도 되지 않아, 아주 자연스럽게 말이 툭 튀어나왔다.
“보라색… 따뜻한 톤이요.”
그 말은 준비된 답도, 머리로 계산한 결과도 아니었다.
어쩌면 그건, 마음 깊숙이 있던 내면이 아주 오래전부터 나를 대신해 준비하고 있던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순간의 대답은 우연이 아니었다.
대학교 시절, 나는 이유도 없이 자꾸 보라색 옷을 집어 들었다. 티셔츠, 스커트, 가디건, 머리띠, 신발, 심지어 핸드폰 케이스까지. 어느 날 문득 내 책상 위를 보았을 때, 놀랍도록 많은 보라색 아이템이 나를 둘러싸고 있는 걸 발견했다.
“왜 보라색일까?” 그땐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좋았고, 편안했고, 나 같았다.
그리고 돌이켜 보면, 그 시기는 내가 스스로를 정체화하려 애쓰던 시기였다.
디자인을 하고 있었지만, ‘산업’보다 ‘감각’에 더 끌렸다. 나만의 감성, 나만의 미적 시선. 그 중심에서 ‘보라’는 색은 조용히 나를 감싸주고 있었던 것이다.
보라색은 차분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색이다. 때로는 신비롭고, 때로는 따뜻하다. 어쩌면 이 상반된 성질들이, 나라는 사람의 복잡한 내면을 닮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단정하면서도 창의적이고 싶고, 냉정하면서도 따뜻하고 싶은.
보라색은 내가 되고 싶었던 사람, 그리고 이미 내가 지니고 있던 정체성의 조각이었다.
그래서 색을 찾는 여정은 단순한 미적 취향의 탐색이 아니다.
그건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가장 솔직한 질문이고,
‘나는 어떤 삶을 원하는가’에 대한 조용한 선언이기도 하다.
내가 보라색이라는 걸 ‘알게 된’ 게 아니라,
언제부턴가 이미 보라색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당신에게도 그런 색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도 없이 자꾸 손이 가는 색. 오래전부터 좋아했지만 설명하기 어려웠던 색.
그건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당신 안의 감정과 기억, 그리고 삶의 에너지가 만든 색일지도 모른다.
보라색은 그렇게 내게 말을 걸어왔다.
“괜찮아. 넌 이미 너의 길을 잘 가고 있어.”
당신의 색도 어딘가에서 그렇게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은 무채색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내면의 색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그 다음 장에서는, 그 색을 발견하는 조금 더 구체적인 방법들을 함께 나눠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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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워크시트는 저자의 경험처럼,
우연처럼 보였던 순간 속에서 당신의 색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 지금 떠오르는 나의 대표 색은?
☐ 지금 나는 ___________색 같아요.
그 이유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 나도 모르게 자주 선택한 색은?
옷장, 액세서리, 노트, 휴대폰 케이스, 신발 등에서 반복된 색이 있었나요?
☐ 자주 고른 색은 ___________이었고,
그건 나에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같은 느낌을 줘요.
3. 그 색과 함께 했던 기억 중 가장 선명한 순간은?
그때 당신은 어떤 감정이었는지 떠올려보세요.
☐ 그 색과 함께한 기억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그 감정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4. 지금 내 삶의 방향성과, 내가 떠오른 그 색은 어떤 연결이 있을까요?
예: 나는 안정과 여유를 원했는데, 그래서 푸른 계열에 끌렸나보다.
☐ 내 삶의 바람과 색의 연결성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