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선택적 함구증

선택적 함구증과 친구처럼 잘 지내기.

by 보라

넷플릭스로 '오은영의 금쪽같은 내 새끼' 예전 방송을 보았다.

선택적 함구증에 관한 사연이 나왔다.

나야말로 어렸을 때, 전형적인 선택적 함구증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집에서는 말 많이 했는데 학교만 가면 말하는 게 부담스러웠다.

말 좀 해라 소리 들으면 말하는 게 더더 부담스러웠다.


난 집에서와 학교에서 이렇게 다른 게, 내숭이 많아서 그런 건가 싶었다. 죄책감까지 들었다.

그런데 내숭이 무슨 죄는 아니잖아.

나에게 공주병이라고 놀리는 사람 많았다. 말 안 한다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공주병 소리에 또 죄책감 느끼고 더욱더 말하는 게 부담스러워졌다.

그리고 공주병 소리가 너무 듣기 싫어서 , 어떻게 하면 공주병 아니게 될지 생각만 했다.ㅜㅜ

용기가 없어서, 공주병소리 그만 좀 해라는 말 한마디 못했다.

사소한 거라도 어떻게 하면 공주처럼 안보일까 생각하며,

교실에서 간식을 엄청 사 먹었다. 내 생각에 공주는 조금 먹을 것 같아서.

그리고 최대한 걸음걸이도 예쁘게 안 걸으려 노력했다. 공주는 예쁘게 걸을 것 같아서.

손거울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 공주는 거울 많이 볼 거 같아서.


솔직히 쓰면 어른이 되고도 선택적 함구증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 듯하다.

그래도 그동안 글을 많이 써오면서 선택적 함구증도 많이 나아진 것 같다.

글쓰기의 치유의 힘 덕분이다.^^


이젠 내 맘대로 하려고 한다.

선택적 함구증이란 녀석과 싸우지 않고 친구처럼 잘 지내려고 한다.

선택적 함구증을 더 이상 걱정하기엔

100년도 넘기기 어려운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

보다 소중하고 더 생산적인 것에 관심을 돌리고 싶다.

그게 나를 진짜 사랑하는 길이고, 맞는 것 같다.


내 생각엔 선택적 함구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일단 말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말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 방법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한 건, 억지로 말 좀 해라고 계속 시킬수록

말은 더욱더 없어진다. 내가 그랬다.

말.. 그게 뭐라고. 말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면

오히려 할 말은 더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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