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극복기(3)

처음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다.

by 보라

편의점 알바를 하자, 3일 동안 잠이 안 왔다. 돈 계산을 정확히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돈을 10만 원 단위로 금고에 넣어야 될 것을, 돈이 모이는 데로 다 넣었다. 그랬더니 편의점사장이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니처럼 하는 애 처음 봤다며 무섭게 날뛰었다. 내가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말하면 다 알아듣는데 , 그냥 다음부터는 십만 원 단위로 넣어라고 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까지 소리를 지르고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10년도 더 지난 일인데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래서 편의점 알바는 내가 먼저 그만두겠다고 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고 3일이나 잠을 못 자면, 정신이 안 이상한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몸살 + 극도로 예민 해졌다. 어떻게 예민했는지 까지 쓰는 건 진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정신병원에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예민해졌다. 편의점 사장이 나를 감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사실이 아니었다. 판단력 저하가 왔다.


처음 정신병원에 가니, 철창이 있는 방에 나를 가두었다...... '내가 지은 죄가 많구나....' 이런 생각밖에 안 들었다. 나 좀 꺼내달라고 간호사, 보호사들을 괴롭혔다. 그럴수록 그 철창이 있는 방을 벗어나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곳을 안정실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안정실에 철창이 있다니.. 아이러니였다. 내 증상은 쉴 새 없이 떠드는 것이었다. 사실 정신병원 얘기 너무 자세하게 쓰는 게 좀 두렵다. 그래도 내 얘기가 정신병원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에 한 사람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3일쯤 안정실에 있다가 일반병실로 옮겼다. 8명 정도의 다른 환자분들과 같이 생활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멀쩡해 보였다. 다른 환자들이 나를 위협하거나 이상한 짓은 전혀 하지 않았다. 분명히 방송에 나오는 정신과 환자는 엄청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느끼기에 충분했는데. 내가 경험한 정신병원은 솔직히, 무서운 사람들이 있는 곳은 아니었다. 무섭다기보다는 불쌍한 사람들이 많았다. 세상과 단절된 체 몇 년씩 병원에서 살고 있다는 사람들도 많았다. 증상은 다 나았는데, 어디 갈 데가 없어서 병원에 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솔직히, 사람들이 세상의 때가 덜 묻어 보였다.


그곳 사람들이 가장 집착한 건 주로 먹는 거였다. 무엇이든 목숨 걸고 하나라도 더 먹으려고 달려들었다. 나는 신입환자(?)라서 식탐은 별로 없었고, 부모님이 준 간식을 다른 환자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병원생활의 가장 힘든 점은 첫째도 심심, 둘째도 심심, 셋째도 심심한 거였다. 너무 할 짓이 없어서 주로 책을 읽거나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며 보냈다. 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딱 하나 있었다. 그건 사회복지사 와의 상담이었다. 나는, 복지사의 표정과 눈빛이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내 얘기를 많이 할 수 있었다. 왕따, 은둔형 외톨이,, 등 나의 시련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조금 눈물이 나기도 했다. 누구도 내 얘기를 이렇게 까지 자세히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 복지사님께 감동받기도 했다.


내가 정신병원을 퇴원하기까지는 무려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 후 또 몇 달을 놀다가 드디어 검찰청에 취업연수생으로 알바를 하게 되었다. (4)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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