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igo: 나를 보는 눈
Indigo 남색은 직감과 지각의 색입니다. 자기 성찰, 명상 등 깊은 집중을 통해 의식의 더 깊은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색입니다.
'나 혼자 산다'와 같은 관찰 예능을 보면, 연예인들이 자신의 하루 일상을 영상 화면으로 보고 '제가 저랬어요?', '제가 혼자 있을 때 저런 표정인지 몰랐어요.'와 같은 말을 하는 경우가 있지요. 관찰 예능에 출연할 일이 없는 나는 내 일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컬러루틴을 만들고 정리하는 작업을 하며, 이 작업이 그런 객관화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작업은 저에게 단순 시간계획표를 작성하는 작업이 아니었습니다. 흩어진 시간들을 내 나름의 방식으로 시각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지켜지기 힘들었던 수면시간의 패턴은 매일 이런 모습이었구나.', '난 휴식 시간에 무얼 할지 몰라 서성이며 살았구나.', '매일 일정한 시간에 걷기에 성공한다는 것은 나의 환상이었구나.' 일상을 반추하며, 넣고 싶은 것들과 뻬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가 생겼습니다.
휴식시간에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해결해야 할 잡다한 의무들은 한 주 한 개의 시간에 넣어 몰아 처리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방식이었구나를 발견하고, 감정의 소진이 많았던 상담시간을 컬러로 표시하는 제 손은 늘 무겁다는 것도 알아챘습니다.
비록 바로 정리하여 언어화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컬러로,
내가 원하는 빛깔로,
내가 두려워하는 어두움으로
일상이 표현되고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것을 시각화한다는 것은 제게 큰 의미였습니다. 내 삶을 내가 바라본다. 내가 나를 본다. 내가 나를 객관화하여 본다. 내가 나를 들여다본다. 여러 가지 문장이 머릿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누군가와 이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은 어떨까. 휴식시간에는 무얼 하기를 원할까. 지켜지지 않는 습관은 어떻게 채우고, 빼고 싶을까. 결국 그들의 삶은 무슨 색으로 채워질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낯선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하는 나를 알면서도, 이번만큼은 왠지 용기를 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커리큘럼을 만들고, 루틴을 그리는 내 모습을 찍어보고, 장소를 물색해보고, 적당한 시간과 적당한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게을렀던 제가 모아뒀던 모든 에너지가 갑자기 발산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를 이 경험에 초대해 함께 해보고 싶다는 느낌. 널리 공감받지 못할지라도, 나와 같은 결핍을 느꼈을 사람들에게 닿아보고 싶다는 느낌. 대단한 일상, 대단한 계획이 아니어도 우리의 삶은 빛날 수 있다는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느낌.
이렇게 이 모임은 제가 가장 취약하다고 느끼는 지점에서 정확히 출발하였습니다. 게으름은 내 결핍이었고, 나를 싫어할 수 있는 좋은 도구였습니다. 내 일상에 좋은 습관이나 패턴을 만드는 것은 아기가 몸을 일으켜 첫걸음마를 떼는 것보다 어려운 연습이었고, 자꾸 넘어지고 아팠습니다.
아직도 저는 게으릅니다. 갑자기 부지런한 사람이 되지는 못했지만, 아주 천천히 느린 도전을 계속 이어왔습니다. 많이 대화하고, 많이 울고, 도움을 요청했고, 내 삶의 환상을 덜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라이프 컬러링 모임은 이제 막 시작된 모임입니다. 내 일상을 소중하다 여기며, 내 일상을 함께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모임. 또 넘어지고 아프다 해도 좀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