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er: 미래를 비추는 은은한 빛
Silver 은색은 앞으로 가는 길을 밝혀주는 색입니다. 새로운 문을 열고 미래로 가는 길을 밝히면서 반성의 기회를 주며,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색입니다.
라이프컬러링 첫 모임이 열렸습니다. 오랜 영어수업 친구들과 함께 '프리 오픈'으로 모임을 먼저 진행했습니다. 장소는 후암서재. 장소를 중요하게 여기는 저에게 꼭 마음에 드는 그런 곳이었어요.
예술가들의 루틴을 함께 살펴보고, 자신의 이번 주와 다음 주 컬러루틴을 그려보고, 또 다른 사람들의 루틴을 함께 들어주고, 내가 채우고 싶은 내 일상의 모습과, 일과 휴식의 정의, 그리고 오늘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에 직면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막상 펜을 들어 내 일상을 떠올리며, 분류하고 기록하려고 하면, 생각처럼 쉽게 되지 않습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요. 막 오늘 한 일도 가물가물한데, 한 주를 되짚는 작업은 꽤 낯선 작업이지요.
하지만 지난주 일정을 그려보고, 나의 다음 주를 계획해보면 조금 속도가 붙습니다. 내 삶의 패턴이 어느 정도 눈에 그려지기 시작하거든요. 일상을 그려 넣는 방식과 순서가 정해집니다. 이것도 나의 패턴이겠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단순 시간의 분류로만 생각했던 일주일을, 감정이나 욕구에 대입하여 그려보게 됩니다.
"나는 휴식을 어떤 색으로 칠하고 싶나. 거기에 무엇을 하고 싶다고 적고 싶나. 내가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에 대신하고 싶은 휴식은 무엇일까. 업무시간에 한 순간이라도 능동적으로 무얼 해본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은 다른 색으로 표시해볼까. "
다채로운 타인의 일상을 컬러로 본다는 것은 정말 새로운 경험입니다. 늘 만나던 사람들의 이야기인데도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겠지요. 다 옮길 수는 없겠지만 한 분 한 분 일상을 그려보며 느꼈던 점들에 대해 해 주신 말을 기록으로 남겨봅니다.
라이프컬러러 1:
"제 삶은 일로 꽉 차 있어요. 숨 쉴틈 없이 일하다가 집에 돌아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요. 아이들 둘, 남편,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지치고 힘든 날들도 많아요. 몸이 힘들면 누군가를 돌본다는 일 자체가 귀찮아져요. 하지만 곧 그런 제 자신이 너무 싫어져서 자책하고, 그것을 만회해보려 저를 더 강하게 푸시하며 살아왔어요. 제 일상은 해야 할 일들로 가득 차 있어요. 여기에 제가 저를 위한 시간을 넣을 틈이 있기라도 할까요? 도저히 자신이 없지만, 이렇게 일상을 들여다보니 이렇게 계속 한 주 한 주를 보내다가는 제 삶이 없어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거 같아요. 다음 주에는 두 번, 완전히 고요하고 정적인 저만의 휴식시간을 시도해볼래요. 여기 별표도 그려 넣었어요!"
라이프컬러러 2:
"저는 일주일이 제가 해야 하는 수업으로 꽉 차 있어요. 그리고 집안일과 육아로도 늘 바빠요. 저는 아주 심플하게 제 일상을 정리해보고 싶었어요. 나를 위한 미타임(me time)을 분홍색으로 표시했는데, 이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해보는 게 제 도전이에요. 저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요. 혼자 영화 보는 것도 나쁘지 않고요. 이런 시간을 일주일에 넣어보며, '지금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있구나'하고 느끼며 살고 싶어요. 아무리 내 일상에 회색이 많아도 나에게는 나를 위한 핑크가 있다고 느끼면서요."
라이프 컬러러3: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나름 충만한 일상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해요. 바빴던 지난 삶에 비해 지금은 비교적 하고 싶은 일들로 일상이 많이 채워진 느낌이에요. 그려보니 저는 주로 오전 시간에 제가 하고 싶은 창작활동을 하고, 저녁시간에는 해야 할 집안일이나 의무를 이행하고 있더라고요. 이런 시간들이 저에게 분류가 잘 되지 않고 뭉뚱그려져 있는 느낌이에요. 그냥 '집안일', 그냥 '일상', 그냥 '휴식'이 아니라 이것들을 구분하고 명명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또 저는 딸의 하원길이나 함께 밥 먹거나 놀아주는 시간을 꽤 즐기고 있더라고요. 제가 이 시간을 따로 구분 해 '데이트'라는 이름을 붙인 걸 보고 제 스스로도 놀라웠어요. 이렇게 중간중간 내 삶에 데이트가 있다는 게 새롭고, 또 더 다양한 방식으로 '저와의 데이트'를 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그들의 일상에 한 조각은 저였고, 또 저의 한 조각은 그들과 닮았습니다. 한 두 번의 루틴을 그리는 것만으로는 일상이 바뀔 수 없겠지요. 그래도 우리에게는 내 일상을 조금 더 가꿔보고 싶다고 함께 소망했습니다.
남겨주신 따뜻한 후기도 잊지 못해요.
“일주일의 일상을 직면하고 객관적으로 살펴보며,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기쁨, 어려움, 불안 등이 어디에서 어떤 컬러로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내 일상에 루틴이 필요한 이유를 알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한 점이 유익했습니다. 일상을 색으로 칠하면서 재미있으면서도 내 감정과 색을 매치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생각보다 이 수업 정말 위로가 된다. 내 일상을 색칠하다 보니 내가 더 잘 보인다. 꾹꾹 눌러 마커로 색을 칠하면서 나와 닮은 이 루틴을 스스로 응원하는 기분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