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재미없어'
어느 날 한숨처럼 그런 말이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내 인생에 클라이맥스는 언제 올까'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일상의 소소한 것들은 무의미해지고,
나는 아직도 뒤쳐져 있다는 느낌을 잠재우기 힘들었습니다.
무기력과 게으름에 잠식되었습니다.
우울과 불안이 한 번씩 나를 내려치고 지나갔습니다.
정오의 해를 받으며 걸어가다가
그 햇살이 너무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으면
오늘 하루를 이렇게 또 버렸구나 하는 자책이 올라왔습니다.
마음을 돌보고 회복하는데
많은 도구와 사랑이 필요했지만,
그중에서도 예술가들의 루틴을 바라보는 일이
큰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온통 창작 작업으로 물들여져 있을 것만 같았던 그들의 하루는
일상과 휴식, 해야 할 의무와 운동과 같은 다양한 빛깔이 함께 존재했습니다.
거기에 나다운 색을 유지하려고 애썼던 그들의 루틴이 있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그것을 할 때 무엇을 느끼는가'
두 가지에 집중하며
내 루틴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수면, 식사, 휴식, 일에 각각의 컬러를 넣어주고
이름을 붙여주고, 감정을 느껴보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그냥 하고 있는 일인지 궁금증을 가졌습니다.
재미있어하는 일을 하면, '나는 지금 충천 중이구나'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을 처리할 때면, '나는 이 일을 힘들어하고 있었구나'
있는 그대로 내 감정을 느껴보려 애썼습니다.
루틴을 그려놓은 종이를 늘 가지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의 마커펜으로 일상을 구분하고, 감정을 칠했습니다.
햇살을 느끼며 음미하는 점심식사의 맛,
고요함 속에서 만들어지는 글 쓰는 시간,
그게 인생의 클라이맥스라는 느낌이 듭니다.
흩어놓은 내 일상들을
색으로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내 일상은 무슨 색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