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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Yoo Jun 01. 2020

불완전한 문장들 -  기록의 차원


불완전한 문장들.




기록의 차원


기록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나의 고민이자 많은 사람들의 고민 같다. 많은 차원의 고민이 피어오른다.

개인의 기록부터 시작할까? 업무의 기록부터 시작할까?

나만 보는 기록을 시작할까? 세상에 공개되는 기록부터 시작할까?

글을 쓸까? 했던 일과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만들까?


결국 소재나 채널에 대한 고민으로 수렴된다. 그러다 보면 시작할 수 없는 이유들이 쏟아지기도 한다. 이런 고민도 먼저 해볼 수 있을까? 기록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한 고민.

기록, 채널의 차원일까? 태도의 차원일까?

기록을 강조하는 시대다. 기록에 관한 책, 콘텐츠가 쏟아지고, 방법이나 노하우도 범람한다. 착착착 빈틈없이 정리된 기록을 보며 기가 죽기도 하고, 영감을 듬뿍 담은 아티스틱한 기록을 보며 나와 기록 사이에 선긋기가 더 명확해지기도 한다. 기록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무얼까. 나는 무엇을 남기고 싶은 걸까. 나는 왜 나를 바라보고 싶고, 정리하고 싶고, 남기고 싶다고 생각할까. 기록을 대하고 있는 나의 태도는 어떤 걸까. 


내가 기록을 결심한 이유는 심플하다, 완벽주의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연습. 내가 생각하는 완성된 형태로의 글만 남기고 싶은 욕심을 깨는 연습 중이다. 완성한 형태라는 것의 글이라는 게 존재하지도 않을뿐더러, 그 핑계로 많은 생각들이 흩어지는 것을 방관할 합리화를 스스로에게 허락하고 있었다. 어설프더라도 성실하게 나의 기록을 남기는 연습을 해보고 싶었다. 아주 짧은 한 문장이라도, 공감받지 못할 단상일지라도, 문장이 부서지거나, 탁월하지 못한 생각이라도 남기어 보는 연습. 그런 과정에 있는 나를 바라보는 연습. 그런 과정의 나를 안아주는 연습. 그런 과정의 나를 좋아하는 연습. 기록을 통해 나를 더 사랑하고 싶다.  


(그런데 쓰면 쓸수록 한 문장을 남기는 날은 별로 없다. 매일 힘주어 쓰는 날만 있을 수 없는데 이러다가 언제 또 나자빠질지 모른다. ㅋㅋ 힘든 날은 적당히 쓰자. 어설프고 성실하게 매일 써보자. 응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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