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트먼트, 리플로우, 이솝, 반아울
금년은 브랜드를 많이 보진 못했다. 제일 아쉬운 건 커피 맛집을 가지 못했다는 점. 보통 가면 그래도 1-2곳의 커피 맛집은 가보는데, 이번해에는 아예 아무것도 찾아보질 못하고 갔다. 아쉽지만 기억에 남는 브랜드만 얘기해보려 한다.
내가 갔을 땐 추석 연휴를 끼고 있어서 사람이 없는 상태였다. 체크아웃하는 시점에 중국 관광객 가족들이 들어와 룸이 가득 차서 조용히 빠져나왔다.
숙소 내부인데 깔끔하고 이불도 좋고, 침대 위로 블라인드 벽을 내리게끔 되어 있어서 빛도 차단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좁지 않고 나름 조용해서 좋았는데 밤 되면 해안도로 근처에서 버스킹 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조금 시끄러울 수 있긴 하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숙소였다. 방 안에 책도 있어서 좀 읽어보고 싶었는데, 실상은 출판 일정 때문에 집중이 하나도 되지 않아서 활자가 눈에 안 들어왔다.
3층이 리플로우 숙소이고, 나머지 층은 브랜드와 카페가 입점되어 있었다.
크게 크게만 둘러봤는데 사실 먹을 것을 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옷을 사지도 않았다. 여행에 오면 사는 것보다는 보는 게 훨씬 많은 것 같고, 실제로 음식을 먹어보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디앤디파트먼트 1층에서는 가볍게 조식도 먹어보고, 디저트도 먹으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집이 이렇다면 좋겠다.
이제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팥차였던 것 같고, 하나는 팥 앙금이 들어간 녹차 도라야끼였다. 일정 마무리하고 늦은 오후에 가볍게 차 한 잔 하면서 출판물 작업도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엄청 맛있다 이런 건 잘 모르겠고, 분위기 탓인지 자유로워서 좋았다. 바다가 보이는 리모트 워킹이라니. 행복이다.
이솝 브랜드는 보기만 하고 항상 지나쳤던 브랜드였다. 기본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브랜드인데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가 리플로우 숙소 내에 비치된 컨디셔너와 샴푸를 처음 사용해 봤다. 그리고는 왜 사람들이 이솝을 찾는지 이해가 바로 됐다. 머릿결이 많이 거칠었는데, 일반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컨디셔너보다 사용했을 때 머릿결이 훨씬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손으로 만져봤을 때 차이가 많이 날 정도로 부드러졌었다. 금액 값을 하는구나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보였던 반아울 편집샵 매장. 수영복도 있고, 몇 가지 티셔츠, 외투, 잠옷이 있었다. 커피도 판매했는데 따로 마시진 않고 조용히 둘러보기만 하고 나왔다.
브랜드명이 왜 barn owl 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매장과 어울리는 이미지였다. 저 올빼미 엠블럼 같은 심벌이 없었다면 이 매장에 아이덴티티가 약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