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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derless Sep 01. 2021

책 리뷰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밀라논나 이야기

쉬는 날 밀라논나의 자서전 한 권을 샀다. 주말에 나에게 약속하길 '오늘 일 생각은 하지 말자.'를 머리 위에 띄운다. 간혹 못 지킬 때도 있지만 지키려 노력하며 살고 있다. 사실 주말 중 하루는 일을 안 할 수가 없지만 평일에 미처 처리 못한 일을 마무리 지을 때도 더러 있다. 대신 일에 파묻혀 지내는 건 싫다. 쉴 땐 아무것도 안 해야 된다. 일명 '멍'때리기라고 해서 풀 멍, 물 멍도 휴식에 도움을 준다.



책 읽기 좋은 벤치 찾음
날씨가 좋아서 책 들고 나옴

몇십 년 된 아버지의 옷을 간직하여 본인만의 방식으로 정갈하게 입고,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하며 과하지 않게 체질에 맞는 건강식을 먹는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이다. 필요한 물건과 관계는 최소화하는 것. 음식도 유통기한이 있듯 인간관계에도 유통기한 있다고 유튜브에서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젊은 친구들이 밀라 논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자의 역할을 옭아매는 관습과 청년들을 억누르는 보수적인 사회 시스템에 개선점을 솔직하게 던지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책 속엔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많다.





P38 -챕터 엄친아에 관하여
비교는 인생의 기쁨을 훔쳐가는 것


P47 - 챕터 특혜보단 자유를
'제가 평생 누릴 수 있는 편의가 아니고, 언젠가 되돌려줄 호사라면 애초에 익숙해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예전부터 집안의 어른들이 항상 말씀하셨다. 분수껏 살아야 탈이 없고 뱁새가 황새 쫓아가면 가랑이가 찢어진다고


P53 챕터 비혼 주의자들에게
우리는 지구 한 귀퉁이에 초대받아 온 생명체다. 종족 보존의 목적을 달성하러 온 생명체가 아니다. 그러니 열심히 생명을 누리며 살다가 떠나면 그만이다.


P76 챕터 비혼 주의자들에게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또 그 둘의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라인홀드 니부어 <평온을 비는 기도> 중



이 외에도 공감되는 말들이 정말 많았지만 저자는 왜 여자 백을 남자가 들어줘야 하는지에 대해 묻는다. 나도 길거리를 걷다 간혹 저 남자는 연인의 백을 왜 들어주는 건가 싶을 때가 있는데 취향 존중이지만 적어도 내 취향은 아니다. 본인 백은 본인이 들어야 되지 않을까. 내 몸이 아프거나 가방 외에 짐이 많다면 요청할 수 있겠지만.


https://youtu.be/RdSd8qdpPds

'책임져 주지 않을 사람들의 말을 귀담지 마세요'

'책임져 주지 않을 사람들의 말에 귀담지 마세요.' 이 말은 그녀의 유튜브 영상에서 한 말인데,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내 일을 하는 것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 단, 본인이 선택한 일은 책임을 질 것. 선이 명확한 설명이었다. 내 일에 책임을 지고 타인에게 피해 입히며 살지 말 것.  


책 속에 나오는 성경 구절과 위인들의 이야기는 오래되어 묵은 교훈 같지만 이미 몇 백 년 전을 앞서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떤 말보다 위안됐다. 재밌던 문장도 있었다. 각막 기증을 하겠다고 가족들에게 말하자 남편 분께서는 죽을 때 아내와 같이 묻어줬으면 좋겠다 하니, 밀라논나 왈 '아유, 살아계실 때나 잘해주세요.' 아... 역시 부부란.ㅎ 정보 전달성 책이 아니어서 편하게 읽었고 사회적인 이슈와 윤리 도적적으로 공감되는 글 들이 많아서 다른 분들께도 추천드리고 싶다.


https://youtu.be/E1KtGlptkdE

저자 밀라논나의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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