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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집

다섯번째,베를린 여행사진 꺼내보기

추억은 방울방울

by borderless

여행에 막내 동생을 데려간 건 지금도 잘한 일 같다. 베를린에 다녀온 뒤에도 동생은 여전히 베를린 여행을 잊지 못했는지 카톡을 베를린 여행 사진으로 꾸며놨다. 난들 세상이 이렇게 돼서 여행도 못 가게 될 운명이 될 줄 알았겠느냐만은 어떻게 또 운 좋게 다녀와서 추억도 남기고 이렇게 사진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사진 속 샐러드가 지극히 건강식이라 맛은 솔직히 없었다. 그래도 한 번씩 시도해보는 건 좋아해서 무슨 맛인지 궁금해서 주문했다.


B컷들

마우어 파크에 간 날이고 잡동사니들이 많아 볼거리가 많았다. 그림, 인형, 거울, 접시 등 없는 게 없지만 그렇다고 가져갈 만한 걸 찾기도 어려웠다.


색깔이 예뻐서 길 가다 한 장 남기며 장소로 이동했다. 이 사진은 볼 때마다 색 조합이 상큼해서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을 때가 있다. (생각만 또 해본다) 베를린은 한국과는 집 구조가 달랐고 베란다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어 예쁜 꽃들을 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요즘 공간에 대한 책과 영상을 볼 때가 있는데, 해외에는 반지하가 많이 없지만 한국에는 많이 있는 이유가 반공호 역할로 위급 시 공격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현재는 휴전 상태로 전쟁에 대한 위협이 낮아지면서 지하 공간이 거주 공간으로 쓰이기 보단 스튜디오나 창고로 쓰이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하더라도 지하 공간은 여전히 남아있다.


요즘은 보기 힘든 작은 LP들. 음반이 이렇게 많은데 아는 곡이 하나도 없다니 싶었던 순간이다.


PAR라고 보난자 옆에 위치했던 아이스크림 가게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다. 색깔이 상큼하다. 혹시나 사라졌나 해서 찾아보니 베를린에 있던 상점은 폐점됐다. 아마 코로나 영향으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보난자 근처 거리에 있던 PAR, Patta 등 사라진 매장이 많은 걸 보니 코로나 여파가 한국 못지않게 크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보난자 내부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줄을 이렇게 서야 되는 건가 싶었던 날이 이날이다. 보통 한국이었다면 차선책을 선택했을 테지만 이왕 왔으니 꼭 한 번은 마셔보고 가리라 하는 마음이었다. 1-2년 전 성수 블루보틀에서 40-50분 이상을 기다린 이후부터 블루보틀은 두 번 이상 찾지 않는다. 특별한 목적성이 없다면 찾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만약 동네에 블루보틀이 있었다면 자주 갔을 수도 있겠지만, 정작 내가 많이 찾는 곳은 근처 조용한 카페다. 항상 가도 안정적이고 집중할 수 있는 곳이 편하다.


파르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쉬고 있는 모습이다. 밝고 부드러운 느낌의 옷을 좋아해서 여행 다닐 때 흰색 외투나 흰색 옷을 많이 입었다. 흐린 날이 많아서 드라이로 아무리 머리를 펴도 항상 저렇게 곱슬머리가 됐고 동생이 가끔 내 목을 보면 툭 하고 끊어질 것 같다고 하길래 이렇게 보니 진짜 그렇긴 하다.




공간이 비좁아서 이런 형식의 테이블이 내부에 간간히 보였다. 일본인도 보이고 한국인들은 더 잘 보여서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알아보면서도 모른 척하고 싶었고. 이상한 심리다.


지하철역 명으로 Strabe 이런 단어가 많았고 왠지 Street이라는 뜻 같아 보였다. Fur 이런 건 for 같고, Brot는 Bread, Zeit는 도저히 유추가 불가능한 명사다. Time이 어떻게 Zeit가 되는 건지.


이 음식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는데 지금은 폐점했지만 찐 감자 사이에 치즈, 나쵸, 당근, 닭가슴살이 들어간 건강식이다. 계속 먹으면 물릴 수도 있겠지만 빈 속에 가볍게 먹기엔 좋을 것 같다. 나쵸가 들어가서 그런지 식감이 있어서 좋았다.


이탈리아 지하철보단 낫다고 생각했다. 처음 유럽여행 갔을 땐 몇몇 지하철 역은 폐차장 수준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밤에는 무서웠다. 프랑스에 있을 땐 친구가 에펠탑을 보고 싶다 해서 한 8-9시쯤에도 갔는데 낯선 곳이라 그런지 좀 겁이 났던 것 같다. 낮엔 모르겠지만 밤엔 정말 예뻤는데 그날은 또 눈이 와서 흑백 사진 한 장이 머리에 지워지지 않고 콕 박혀있다. 친구에게 고맙다.


베를린도 6시가 넘으면 금방 어두워져서 어디 나갈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다. 물론 번화가엔 사람들이 많았지만 숙소로 들어가면 거진 불이 다 꺼져있고 건물 사이 간격이 넓어서 숙소에 빨리 도착할 수 도 없으니 말이다. 생각보다 겁쟁이스러운 모습인데 용기는 있지만 몇 안 되는 무서움 중 하나가 어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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