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첫 번째로 남기는 공간 소개글. 한옥마을에 한 번쯤 와보고 싶었는데 한옥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부모님께 좋은 추억 남겨드리고 싶어 북촌에 방문하게 되었다. 아마 혼자였으면 오지 않았을 숙소이지만 북촌으로 소소한 여행을 떠나실 분들께 추천드리며 공간 소개를 해볼까 한다.
조식포함으로 1박 2일로 예약한 한옥호텔 락고재.평소 쉬고 싶거나 휴식이 필요하면 서울 시내에 있는 일반적인 호텔에서만 묵었는데, 이번에는 나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부모님을 위한 휴식처를 찾아봤다. 체크인은 오후 3시, 일반적인 프런트 로비가 없어서 당황했고전자식 도어가 아니라서 숟가락으로 문을 걸어 잠그는 묘미(?)가 있는 한옥 호텔이다.
동생 뒤태
방은 보다시피 모두 창호지 같은 종이로 만들어진 창이고, 바닥은 옥으로 만든 온돌로 되어있어 내부가 따뜻하다. 시끄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낮이고 밤이고 차가 많이 안 다니는 동네라 그런지 골목 안에 한옥이 자리 잡고 있어 정말 고요했다. 새소리도 안 들리고 이런 곳에서 살면 정말 세상 돌아가는 소리 안 듣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정갈한 조식
나는 평소에도 아침은 잘 안 먹는 편이라 가볍게 식사하시길 원하는 분들은 양식을 선택하셔도 좋을 것 같다. 우리 가족들은 한식 선호자들이라 모두 일반 한식으로 요청했는데 맛은 정말 집밥 같은 느낌이고 깔끔했다.
한동안 공간을 잘 많이 안 돌아다니게 돼서 오랜만에 오니 신선한 느낌도 들고 시각적으로 개안한 기분이었다.원래 가고 싶었던 이유는 차와 칵테일을 믹스해서 만든 메뉴가 궁금해서 와봤는데 막상 가니 가족들과 온 관계로 칵테일 마시기엔 애매한 시간대라 주문하기가 어려웠다. 연인들에겐 저녁 시간대에 오붓하게 칵테일 한 잔 하며 시간 보내기 좋을 것 같다.
바 입구
빛바랜 녹색 느낌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모든 공간의 색감이 조화로워서 눈이 호강했다.바 내부에서는 즐기지 못했지만 대신 밀크티, 녹차 오프레도, 쑥차, 디저트를 주문해서 먹었다.
녹차라테, 쑥차, 밀크티
디저트도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정말 순식간에 먹을 수 있는 아담한 양이다. 금액은 15,000원 정도인데 맛있었고 베리류 과일을 얹혀 먹을 수 있어서 상큼했다.
색감과 인테리어에 반하게 된 오설록 티하우스. 내 집을 이런 색깔로 꾸미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색감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오설록 티 하우스 창 밖에는 잔디, 돌, 이끼, 나무를 심어놔서 자연을 느낄 수 있고 북촌에 주로 보이는 한옥 지붕, 시멘트 재질의 거친 벽면들과 혼재되어 자연스러워 보였다. 공을 많이 들인 인테리어로 보였다.
오설록 티 하우스에서 디저트를 먹고 어딜 가야 되나 고민하다 들른 비화림 서점. 사실 책은 많이 없었지만 난 항상 그 책을 안 읽더라도 어딜 가든 책방에 종종 가곤 한다. 여러 책들이 있어도 어느 하나 손안에 쥐어지지 않는 글들이 많아져, 이제 나에게 책방은 되려 과거를 회상하는 공간이 되곤 한다. 그리고 항상 지금 하는 일 외에도 어떤 방식으로 즐겁게 생각하는 것들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누군가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만들고 싶은 주제로 실물화하는 과정들은즐겁다.
가려진 미술관 통로
비화림에서 잠시 가볍게 책들을 둘러보고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방역 패스는 이제 사라졌지만 여전히 입구에서 체온 체크는 하고 있고 활짝 열렸던 통로 한편은 철창으로 막혀있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따로 전시 예약은 하지 않았고 내부에 있는 그림, 책, 도록 판매 매장을 둘러보러 방문했다.
원래 계획은 한옥 마을에 왔으니 건강하게 한식을 먹으려 했으나 한참 걸어 다니다 숙소로 들어오니 피곤하여 저녁 식사로 가까운 양식 맛집으로 발을 돌렸다. 분위가 좋았고 가족, 연인 단위로 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우리가 주문한 음식은 토마토 관자 리조또, 리코타 샐러드 그리고 소고기 피자로 부담없이 정말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자리를 나섰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근처 카페에 커피 두 잔을 챙겨 들어갔다. 숙소 골목에서 나와 대로변 쪽으로 5분도 체 안 되는 거리에 로우 루프 카페가 자리 잡고 있다. 근처에 계동 이잌 이라는 카페 겸 바가 있어서 가볼까 했지만 1박 2일이라는 시간 관계상 계속 움직이기가 피곤하여 숙소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오트밀 카페라테,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첫날은 날이 좀 많이 흐려서 주변에 예쁜 한옥이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숙소에서 퇴실하는 날 오전에 카페에 가니 통창으로 햇빛이 밝게 들어오고 대로변 맞은편에 한옥들이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조용한 동네고 일상 속에서는 온전한 고요함을 찾기가 너무나 어려운데, 이곳에서만큼은 단 하루만이라도 고요를 느낀 날이었다.
로우루프 내부
한동안 글은 쓰지 못했는데 글 하나를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뭔가를 개발할 수 있는 곳에 시간 투자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현재 운영하는 사이트도 지금보다 더 개선할 수 있는 방향성과 어떻게 하면 현 수익보다 더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라든지, 책 한 권을 만들어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광고 효과와 임팩트를 줄 수 있는지 말이다. 또 다른 중요한 것들이라면 언제나 그랬듯이 가족, 그리고 내 개인의 행복한 삶 영위하는 것.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느리게나마 실천하는 것이 조금 더 전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들은 항상 가지고 있다. 아무튼 4월은 또 새롭게 공부를 할 예정인데 이곳에 새로운 배움 거리를 가지고 글을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두 평온한 3월 마무리 하시길 바라며.
마지막은 부모님 관절 비타민
마지막으로 집 들어가기전에 나이가 드시니 관절도 안 좋아지시는 듯 해서 동국제약에서 나온 관절건강 리프리놀이란 비타민 보조제도 구매했다. 홍합에서 뽑은 추출물이라는데 금액은 30정에 9만 원대고 아직 안드셔보셔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