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에 사장님이 안 계셨다. 순간 '음. 뭐지?'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손님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쪽 귀퉁이에 자리 잡고 앉아, 책도 보고 핸드폰 충전도 하고 사진 찍는 동안 삼삼 오오 방문객들이 늘고 있었다. 책방에서 클래식 라디오가 흘러나오고, 그 날 따라 바람이 너무 거세서 책방 문을 닫아 놓지 않으면 강풍 스트라이크 맡기 십상이었다. 바람이 문 사이를 비집고 들이닥치는 터에 문을 꽉 닫아놓을 수밖에 없었다.
책방 무사 근처뿐만 아니라 어딜 가도 정말 사람이 1도 없어서 시종일관 제주의 한적함이 제일 신기했다. 책방에서 구매한 책은 boouk 매거진의 베를린 편이었는데 왜 이걸 여기서 산다고 했을까.집으로 돌아갈 때 무거워서 혼났다. 짐이 책만 있는 것도 아닌데 가방도 너무 작은 걸 들고 가서는 살짝 고생했다.
책방 내부에 작은 카운터가 있다. 사진 왼편 귀퉁이를 보면 천 가방이 있는데 책을 구매하면 저기 중에서 마음에 드는 천 가방을 고를 수 있어연 핑크 천가방을 선택했다. 핫핑크는 부담스러운데 연핑크는 그래도 시도해 볼 만하다.
책장이 모든 벽을 다 메꾸고 있고, 생각보다 책들이 많은 데다 손님들도 짧은 텀을 두고 계속 들어왔다.
공간이 넓진 않았지만 모든 벽면, 중앙 테이블에 가득가득 책 들이 꽂혀 있었다. 제주에 가면 책방 몇 군데가 있는데 이 때는 근처 숙소에 그나마 가까운 곳을 찾다 보니 오게 됐다.
약간 빛 바랜 느낌의 녹색
책방 무사에 가기 전플레이스 캠프 제주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고 곧바로 오름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왠지 모르게 자유인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좋다고 오름에 오르고, 해변가 잔디에 누워 있다 살을 태워 버렸다. 서울에 올라와서 "어? 뭐지? 얼굴이 왜 조금 까매진 것 같지?!" 했는데 선크림도 안 바르고 오로지 젊음을 믿은 결과다. 목덜미가 통닭 색이 되어 살짝 걱정했지만 지금은 괜찮다.
날씨 좋았던 제주 골목길
제주공항으로 가는 길, 한 3일간 근심 없던핸드폰 너머로 용역 업체담당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아... 내일은 또 을지로에있겠구나.'이른 오후, 김포 공항에도착해서는 너무 배가 고픈 나머지 햄버거를 시켰고 날씨만 보면 서울은 제주 같았다.주변에 익숙하게 보이던 것들은 안 보이고, 빽빽한 건물 사이를 쌩쌩 달리는 차들앞에 서니일장춘몽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했다.'꿈같은 휴가구나.' 몇 시간 만에 서울 한 복판에 놓여정말 기분이 묘했다.음. 그런데 또 언제 가볼까 제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