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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행집

도쿄 여행 4일 차

야요이켄, 로스트로 카페, 오모테산도 Kopikalyan

by borderless

시부야 거리

여행 넷째 날은 전날보다 여유롭게 나와 햇볕을 받으며 천천히 걸었다. 시부야는 생각해 보니 가족들과 여행 갔을 때 예약했던 숙소 위치다. 그때는 잘 몰라서 도심 근처 적당한 곳에 예약을 했는데 밤 낮 없이 사람이 많아 호텔로 돌아갈 때마다 굉장히 피로했던 기억이 있다.


야요이켄

긴자에 위치한 일반 가정식 식당

도쿄에서 생각보다 식사를 잘 챙겨 먹기가 어려웠다. 한국에는 음식 종류가 다양하지만 막상 일본에 가니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이 한정되 있어서 고민하다 간 곳이 야요이켄이다. 금액대는 1만 원 대로 간단하게 생선 구이와 밥, 장국 등을 먹을 수 있고 그 외에도 야채볶음, 면류도 있다. 나는 속이 좀 불편해서 생선 구이를 주문했고 먹으면서 한국 같은 느낌도 받았다.


손가락 길이만 한 명세서

귀여운 종이 주문내역서. 꼭 옛날 한국식 토큰 같이 작고 귀여웠다. 모든 나라가 그런 건 아니지만 여행지에서 보는 아날로그 감성은 이유 없이 간직하고 싶다.


주문한 고등어와 기본 장국
추가로 주문한 감자 고로케

보시다시피 고등어 정식이 양이 많진 않다. 조금 부족할 것 같아 사이드로 고로케를 시켰는데 그럭저럭 한국에서 먹었던 맛이 난다. 너무나 평범한 음식인데 도쿄에서는 9400원에서 10000원이다. 일본을 가니 라멘, 덮밥, 초밥, 돈가스, 오꼬노미야끼 음식점이 많았고 매일 주식으로 먹기엔 너무 부담스러웠다. 왜 편의점 음식이 발달했는지도 이해가 됐다. 한국에는 편의식이라고 해도 신선도도 떨어지고 종류가 덜 다양한 반면 일본은 샐러드, 과일, 주먹밥, 덮밥까지 매장에 골고루 디스플레이되어있다. 섬나라 특성상 해산물과 관련된 간식과 음식도 잘 발달되어 있고 일전에도 글에 남겼지만 지역특산품 마케팅과 디자인이 꼼꼼하다. 비록 내 입맛에는 어려운 음식도 있지만 그들만의 음식 문화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게 재밌었다.



로스트로 카페

주소: 일본 〒151-0063 Tokyo, Shibuya City, Tomigaya, 1 chrome−14−20 サウスピア 1F

로스트로 매장 입구

원래는 시부야와 긴자에서 매장을 간단하게 보고 오전에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에 요요기 공원에서 쉬려고 했지만 막상 근처로 가니 공원이 넓은 데다 햇볕도 세서 카페에서 쉬고 동네 구경하는 일정으로 변동했다. 요요기 공원 근처에 유명한 카페가 많아서 하나를 골라서 가기가 좀 어려웠는데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푸글렌 카페보다 커피 평점이 더 높았던 로스트로 카페를 방문했다.


함께 여행 중인 남동생과 커피 한 잔

남동생은 제일 기본인 아메리카노 아이스를 주문했고 나는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이른 아침 겸 오전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닌 후라 동생은 좀 당이 떨어진 모양이었다. 그래서 가볍게 배를 채울 크림치즈 어니언을 주문했고 바삭하고 고소하니 커피랑도 궁합이 잘 맞아 맛있었다.


평온하고 따뜻했던 요요기 공원 근처 거리

개인적으로 요요기 근처 동네가 정말 예뻤던 것 같다. 근처에 볼거리도 많고 거리도 깨끗하고 편집샵, 리빙샵도 간간히 있어 카페만 가기 지겹다면 중간에 둘러볼 수 있는 것들이 더러 있다. 오모테산도나 시부야 거리는 브랜드가 많긴 한데 약간 정신없는 압구정 거리 느낌도 나고 번잡해서 좀 지쳤었다. 그런데 요요기 근처는 상대적으로 한산해서 중간중간 거리 풍경도 찍을 수도 있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면서 걸을 수 있어서 한결 편했다.


우연히 마주친 모노클 매장
원두 판매 매장

일본에 오면 시각적으로 볼거리가 많아서 눈이 즐겁다. 귀엽고 색상도 잘 쓰고 폰트도 굵고 강하게 쓰다가도 여리여리한 느낌도 잘 살린다.



오모테산도 Kopikalyan

https://www.kopikalyan.com/

요요기에서 한참 동네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 오모테산도 브랜드 거리에 들어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괜히 왔나 싶었지만 아마 길을 잘못 든 것 같았다. 두 번째로 간 kopikaltan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운영하고 커피 로스터이며 매장은 총 5곳이 있다. 그중 한 곳이 도쿄의 오모테산도에 위치하고 있었고 당연히 이 브랜드를 알고 간 건 아니다. 예전에 베를린을 방문할 때는 베를린 잡지와 몇 개의 서적을 사서 가볼 브랜드를 수집해 두고 갔지만 이번에는 서치 한 게 거의 없다. 그나마 정리해서 간 곳이라면 식품점 시장 정도다.

주문한 카페라테와 오렌지 주스

오후 정도가 되니 날이 더워져 다들 카페 내부에서 음료 마시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전에 네즈 뮤지엄도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이번에는 브랜드 거리에 와서 그런지 일본 고유의 것을 느끼기가 좀 어려웠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은 시장 조사 목적으로 간 것이라서 일본 문화를 온전히 즐기지 못한 점이다. 목적성이 분명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다음에 오게 된다면 아예 다른 지역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교토나 오사카, 그리고 온천, 도쿄의 해안가를 보고 싶다. 역시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없나 보다.



시나가와 프린스 호텔 내 식당 일식집

주문한 꼬치

구글맵으로 주소가 찾아지지 않아서 아쉽다.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이탈리안 음식점, 이자카야 등등 괜찮은 레스토랑이 밀집되어 있는데 그중 마지막 밤에는 맛있는 꼬치구이를 먹고 싶다는 동생의 말에 저녁에는 라멘과 샐러드 꼬치구이를 먹으면서 여행을 마무리했다.

테이블이 여러 개였는데 우리는 바 테이블에 앉아 요리사가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주문한 음식은 라멘과 샐러드였고 생각했던 것보다 라멘이 맛있어서 조금만 먹으려다 순식간에 빈 그릇이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호텔 위치를 잘 잡아서인지 여행 동선이 편하고 식사할 곳도 주변에 적당히 있어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만약에 도쿄에 방문할 일이 있으시다면 하네다 공항에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시나가와 호텔 추천드린다. 저녁은 이렇게 마무리하고 근처에 손금, 타로, 사주를 봐주는 분들이 매장 밖에 자리를 펴고 앉아계셨는데 궁금하였으나 그냥 지나치고 호텔로 곧장 들어갔다.


남동생은 유학 생활 중이라 아무리 잘 챙겨 먹는다 해도 음식으로 큰돈을 쓰거나 그렇다고 옷을 산다고 과소비할 수 도 없는 상태이다 보니 나와 함께 있으면서 몇몇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을 때마다 행복해했다. 조금 안쓰럽기도 했으나 어쩌겠는가. 선택한 길인데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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