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도어 대표 민희진 씨의 기자회견이 이슈다. 민희진이라는 디자이너를 알게 된 건 그녀가 S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있었던 때이고 그녀가 만든 작업물은 하나같이 멋있고 감각적이었다. 그녀가 만든 아트웍이많지만 지금의 뉴진스 느낌을 가진 컨셉이FX의 4 wall 일 것 같다. 몽환적이고 매력적이면서 톡톡 튀는 느낌이 더 세련되게 발전되어 만들어진 콘셉트가 뉴진스로 탄생된 게 아닐까 싶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 사방팔방 튀어나오는 그녀의 기자회견 내용은 과감없이 솔직했고 한편으론 그녀의 울분 섞인 마음도 이해는 됐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잘 모르겠지만 디자인업 자체가 굉장히 힘든 시스템을 갖고있다. 그리고 그 많은 컨셉과 강자들, 악조건안에서 살아남았다는 것도 대단한 능력자라는 걸 표명하는 셈이다. 그런 그녀가 긴 시간동안 그 위치까지 가는데 뼈를 깎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뉴진스라는 걸그룹을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과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능력 있는 여자가 큰 기업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운이 안 좋다면예상보다 치욕스럽게 절차가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인사고과를 낮게 평가하게끔 한다든지 업무적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른말을 한다는 것을 누르려고 한다든지. 주장이 강한 것도 문제는 있었겠지만 조직에서 앞장서서 옳은 말을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조직에서 어떤 무리들이 도덕성, 윤리성에 벗어난 일을 하는 걸 목격했을 때, 그 문제를 언급하는 누군가가 여성 또는 경력이 얼마 안 된 대리급 그것도 아님 신입이라면 그리고 그러한 도덕성에 어긋나는 일에 같이 동조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직원을 저평가하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은아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근무평가 준말로 근평을 바닥으로 내리치면 된다. 그리고 그 부분을 수치화하고 자료화해서 공공연하게내용을 공지하고 계약 만료나 권고사직을 시키면 된다. 배임을 언급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말하기를 민희진이 저런 성격에 어디 투자냐 받겠냐, 저렇게 하는 행동을 보니 대표할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고 저런 성격이었기 때문에 저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었을 것 아닌가. 비록 기자회견장에서 보인 모습이 거칠고 욕설이 들어가긴 했으나 민희진 대표가 말한 의견이 사실이라면 비록 지금은 여러 영상 클립들로 인해 우스운 모습과자극적인 잔상으로 남아있긴 하나 시간이 흘러 모든 일들이 잠잠해졌을 때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지금보다 더 자신만의 스타일로 충분히 갈 수 있지않을까.
세상이 능력 있는 사람에게 관대하고 그런 능력 있는 자들이 사회나 조직에 조금 더 순종적이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만 스티브잡스도 박재범도 박진영도 그 어느 누구도 반항아이지 않았던 대표는 없었다. 몇 십 년이 흘러서야 그들도 여러 경험을 한 후에 자아성찰을 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면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거지. 그러니 내 시각엔 그녀의 울분과 욕설이 그리 욕먹을 일도 아니고 그녀 또한 언젠가 지금의 모습이 아닌 더 멋진 사람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것이다. 세상에 과연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올 정도로 결함 없는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