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인스타에서 마음을 모아 낫기를 바라며 기도하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육아 관련 피드를 구경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아이들이다. 아주 어린 아기시절부터 혹은 좀 자라고 나서 악성 종양,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피드를 보면 뭔가 한 단어만으로는 결코 담을 수 없는 무언가가 배 아래쪽 아주 깊은 곳에서 뜨겁게 느껴진다. 아이가 그저 건강하고 잘 먹고 잘 자기만을 바라는 마음도, 아픈 아이 대신 아프고 싶어 하는 마음도, 아이를 꼭 낫게 하리라는 의지도, 어떤 상황에서도 이 아이를 지켜냈게 다는 마음도 느껴져서 때로는 피드를 보면서 울기도 하고 어떤 글에는 댓글도 쓰고 또 어떤 글에는 차마 어떤 말도 건넬 수가 없어서 댓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기도 했다.
엄마가 되고 나서 세상 모든 아이들이 다 이쁘고 귀하고 사랑스럽고, 그 사랑스러운 생명체 곁에 있는 상상만 해도 내 마음속이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는 순간을 경험했다. 이 세상의 찬란함도 추악함도 다정함도 잔혹함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하고 맑은 눈망울, 아름다운 속눈썹, 보드랍고 보송한 솜털, 말랑하고 통통한 뺨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뺨 위에 내 뺨을 갖다 대지 않을 수가 없고, 그 보드랍고 여린 아기의 살결과 숨결 속에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시작은 전부 다 이렇게 소중했다는 걸 느낀다. 마치 인류의 어머니가 된 것 마냥, 지나가는 아저씨도, 앞 집 할머니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이 다 귀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꼭 낫기를 바랐다. 같은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의 엄마에게는 용기를 드리고 싶었고, 아이에게는 마음을 모아 모아 모아 기도하는 마음을 모으고 모아 모아 치유의 에너지를 보낸다는 느낌으로 간절하게.
그렇게 마음을 보내는 아이들이 늘어날수록 인스타 알고리즘은 내게 아픈 아이들을 더 많이 보여줬다.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났는데 온몸에 주렁주렁 의료기구들을 달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작은 아기의 영상을 보면 이 세계가 싫어졌다. 인스타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 장면이 궁금했다. 저 작은 아기를 병원에 혼자 두고 어떤 마음으로 병원을 떠났을까. 잠은 잘 잤을까. 어떻게 살고 계실까.
아이들 중에 몇 명은 회복되어 퇴원하고 집으로 갔다. 어떤 아이들은 세상을 떠났다. 매일 인스타를 열면 그 소식이 궁금해서 가장 먼저 찾아보던 아이들. 많은 아이들이 떠났다. 최근에도 마음을 보내던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2-3년 가까이 꾸준히 마음을 보내며 기도하던 아이였는데 아침에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피드를 보고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 즘 며칠 동안은 아이가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이제 더 이상 곁에 붙들어두는 게 미안해졌다는 아버님의 글. 아이를 떠나보내고 어찌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 남아있는 또 다른 아이를 위해 겨우겨우 일상을 버티고 계신 아버지의 글. 그리고 그 아버지 글에 많은 분들이 단 댓글.
내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를 잃은 그 부모의 심정을 어찌 감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며, 어떻게 위로를 할 수 있을까. 아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아이가 다 낫고 집으로 가는 날을 많이 상상했다. 그 맘때 아이의 미소에는 기쁨이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에 그 미소를 보는 부모님은 또 얼마나 행복하실까 상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 없어도 계속 삶이 이어진다는 건 너무나 잔인하다. 나의 그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에 없는데 세상은 돌아간다. 앞에 계속 일상이 주어진다. 먹어야 하고 잠을 자야 하고 옷을 입어야 하고 웃어야 한다. 돈을 벌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고 믿는다. 마음을 모아 보내면 전해진다는 걸 믿는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마음은 에너지니까 깊숙한 곳에서부터 간절하게 모아 모아 모아서 뭉쳐서 아주 아주 조심히 그곳으로 전하면 전해질 거라고 믿는다. 기적을 믿는다. 사랑을 믿는다.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아이가 이제는 고통에서 벗어나 훨훨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며 기도한다. 세상에 남아 평생 동안 자기를 그리워하고 미안해하고 사랑할 부모님 곁에 와서 슬퍼하지 말라고 나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엄마아빠도 잘 지내다 나중에 다시 만나자고 했을 거라고 믿는다. 아이가 떠나기 전 마지막 한 말이 ‘사랑해’였다고 했으니 아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을 놓지 않았으니.
낫기를 바라고 소식을 찾아보던 아이의 피드에서 아버님은 떠난 아이를 그리워하는 글을 종종 올리신다. 애도와 그리움과 절절한 사랑의 글. 영원히 사랑할 거라서 슬퍼할 사람의 글. 아이의 부모님이 부디 평안하시기를. 미소가 사랑스럽고 그 고통 속에서도 다정함과 용기와 사랑을 잃지 않았던 울트라다이아쉐도우 멋진 아가야 자유롭게 훨훨 날고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