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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인 Feb 23. 2024

와사비맛 아이스크림이 궁금하세요?

워크샵 by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트, 배스킨라빈스 코리아를 거느린 SPC그룹의 2023년 매출은 3조 원이 넘었다. SPC 그룹의 본사는 어디인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양재동에 SPC 본사가 있다.


그래서인지 인근지역인 양재동, 도곡1동 근처에는 SPC 계열사의 매장이 많다. 도곡1동에는 본사가 운영하는 파리바게트 3층규모의 매장이 동네의 앵커스토어 역할을 하며, 동네 주민들의 모임 장소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PC 새로운 본사 건물이 도곡동에 또 하나 생겼는데 몇 달 동안 환하게 불은 켜져 있고 2층부터 그 위층은 모두 사무실로 꾸려져 왔었지만 1층은 장막이 드리워진 채 공개되지 않아 인근을 산책하는 주민의 입장으로서 매우 큰 궁금증을 자아냈다.


"도대체 무슨 매장이 생기길래 몇 달째 오픈도 안 하고 저러고 있을까?"


동네에 부족한 브런치 레스토랑이나 식당이 생길까 기대도 했지만, 궁금증이 폭발할 때쯤 드디어 공간에 대한 베일이 벗겨졌다.


아파트 게시판에 아래와 같은 홍보 포스터가 붙었다. 2024년 2월 19일, 달콤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실험과 창조의 공간으로 '워크 바이 배스킨라빈스' 매장이 오픈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넓은 매장에 '배스킨라빈스'가 입점한다는 것이다.

워크숍의  영어뜻을 찾아보면 일터, 작업장으로 나온다. 그러니까 웡카의 배경인 찰리의 초콜릿공장처럼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보는 곳일까 하고 상상해 보았다.

드디어 부푼 마음을 안고 오픈이 일주일 지난 시점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를 찾았다.


이제는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은 단순히 공간이 아니라 상품의 일부로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유의미하다. 그런 의미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의 3가지 요소라고 한다면 1. 상품, 2. 공간, 3. 접객을 꼽고 싶다.


워크숍은 3가지 요소 중에 하나만을 만족시키는 브랜드였다.


1. 상품


워크숍에서만 살 수 있는 특별한 상품, 지역명을 딴 이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아이스크림을 상품을 포함한 이곳만의 상품을 갖고 있다.


1) 동네명을 사용한 상품 개발


도곡 모찌, 도곡 마카롱. 워크숍 매장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매장이 위치한 동네 이름 도곡을 상품명 앞에 붙였다는 사실이 고무적이었다. 물론 지역 특산물을 사용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농산물이 제배되지 않는 지역의 특성상, 배스킨라빈스라는 브랜드의 특성상 '동네이름+상품 종류'로 이름을 붙인 것이 인상 깊었다. SPC도 로컬에 관심이 있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2) 워크숍에서만 파는 미니 케이크


워크숍에서는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미니 아이스크림 케이크, 에그 케이크가 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아이스크림 케이크의 모양을 보면 정말 이 갈고 만들었구나 싶게 잘 만들었다. 파리바게트의 케이크 만드는 기술이 배스킨라빈스에 접목된 것을 볼 수 있다.

3) 다른 매장에 미출시된 워크숍에서 먼저 선보이는 특별한 맛의 아이스크림


와사비 아이스크림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워크숍 매장에서는 와사비맛 아이스크림을 판매한다. 일본 어딘가에서 판매할 것 같은 맛이지만, 일본에는 와사비맛 땅콩 메뉴 같은 간식이 흔한 것에서 추측해 보지만, 한국의 다른 배스킨라빈스 매장 그 어디에서도 판매하지 않는 맛의 아이스크림을 여기서만 맛볼 수 있다.


이런 아이스크림들에는 곁들여 먹으면 더 맛있는 크래커나 휘낭시에도 함께 제공된다. 맛의 대한 자세한 메모도 기본이다. 고객들은 현장의 모니터를 통해서 워크숍에서만 파는 생소한 아이스크림에 대해서 솔직하게 평점을 주고 평가할 수 있는데, 이처럼 제품 출시과장에 자연스럽게 고객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오바라 가즈히로가 쓴 프로세스 이코노미에서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팔아라'라고 한다. 워크숍에서는 미출시 상품을 판매하고 이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미리 맛보게 함으로써 상품의 개발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전반적으로 워크숍 바이 배스킨라빈스의 상품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보다 높았다.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공간과 접객이다.

2. 공간

새로 만든 빌딩 1층에 위치한 건물은 작업장이라는 이름과 무색하게 텅텅 비어있었다. 공간이 상품과 서비스의 일부가 되는 시대에 이렇게 공간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일지 궁금해질 정도였다.


평소 배스킨라빈스의 인테리어와 다르지만 워크숍 만의 차별점을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웡카를 보면서 초콜릿공장을 상상했던 것처럼 아이스크림 공장을 떠올리면 상상되는 아이스크림 만드는 일부 공정을 일부러라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매장은 다소 넓은데 편안히 앉을 좌석도 부족하고, 상권의 특성상 가족 고객을 위한 좌석, 반려견을 동반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배려한 공간 안배는 없어 보였다.


3. 접객

매장은 단 두 개의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고 있었다. 다양한 맛 사이에서 선택을 고민하기 위해서 고객들은 키오스크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고, 그럴수록 주문대기줄은 길어져만 갔다.


현금계산대나 유인계산도 가능해 보였지만 긴 줄을 서있는 고객들을 위한 환대나 안내는 없었고, 기계 앞에 마냥 기다려 주문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마포구 염리동에서 아이스크림 숍 '녹기 전에'를 운영하는 대표 녹싸는 올해 1월 '좋은 기분'이라는 책을 펴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오는 고객들에게 단순히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앞에서 사진을 찍고, 매장을 찾고 동선을 짜는 모든 위 자체가 브랜드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최상의 접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위한 접객 매뉴얼을 글로 써서 채용 공고에 올렸고 이 내용이 화제가 되어 책으로까지 출판하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인사부터 강조한다. 그리고 키오스크나 로봇 배달 서비스를 경계한다. 식당의 모든 과정이 기계에 의해 이루어지지는 공간은 최소비용으로 운영되겠지만, 그런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조금 섬뜩하고 차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좋은 공간을 만들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가 우선으로 두어야 할 가치는 아닐 수 있다. 우선 최고의 상품을 만들었다면, 경험이 브랜드의 일부가 되는 시대에는 공간과 접객의 삼박자가 골고루 맞아야 유일무이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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