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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인 Dec 19. 2023

버킷리스트는

아름다운 단독 주택에 사는 것입니다.

2023년이 끝나가고 새해가 다가오니 올해 하지 못한 일들과 내년에 해야 할 일로 마음이 분주하다.


매해 계획을 세우지만 그보다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다. 버킷리스트 중에 단연코 첫 번째는 단독주택살기이다.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싱크>에도 건축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루이스 설리번은 미국의 대표적인 아르누보 건축가이고, 로이드 라이트는 대표적인 모더니즘 건축가로 설리번의 제자다.


라이트의 디자인 철학은 아름다움, 유용성, 적정성 세 가지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것이라고 한다. 본인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디자인 철학을 완벽하 따른 현대식 주택을 미국 캘리포니아에 1만 1천 채 지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스티브 잡스가 이 집 중에 하나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아르누보와 모더니즘 건축에서 유년시절을 살아온 스티브잡스에게 심플이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스티브잡스도 본인의 전기에서 이러한 주택에 대한 호감과 존경에서 깔끔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 대중게 공급하고자 하는 열정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만큼 어떤 집에서 사느냐에 따라서 한 사람의 철학도 달라질 수 있다.


사십 평생을 파트에 살았지만 언젠가는 단독주택에 살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어린 시절 주택에 살았던 기억은 없어도 친할머니댁과 외할머니댁이 모두 주택이어서 그곳에서 보냈던 추억이 있다.


층간소음 없이 사촌들과 마음껏 뛰어놀았던 단독주택. 마당에서 딱히 재미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대문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면 화단이 있었고, 그곳에는 우리 가족을 반겨주는 강아지 똘똘이가 있었다. 집안에 들어가면 거실이 있고 방을 지나면 유난히 넓었던 화장실이 있었다. 화장실의 욕조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었던 단수에 대비해서 항상 찬물을 잔뜩 받아놓으셨다. 안방에서는 동짓날 다 같이 모여자기도 했는데 서로 눈썹이 하얘졌다며 흰 휴지를 잔뜩 물 묻혀서 붙여놓기도 했다.


어른들이 많았던 부엌에는 항상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고, 명절 때는 분주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그렇게 가기 좋아하지 않았던 할머니집이지만 이제는 그 집이 그립다. 할머니는 그 이후에 아파트로 이사 가시고 단독주택을 처분했지만, 지금도 가고 싶은 곳은 아파트보다는 어릴 적 단독주택이다.


언젠가 딸들이 커서 손자손녀를 안겨준다면 그들을 위해서 단독주택을 선물하고 싶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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