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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인 Dec 22. 2023

3주간 매일 글쓰기를 하며 생긴 변화

올해 하반기에는 지역문화재단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에세이를 쓰는 방법을 배우고, 에세이를 직접 탈고하는 경험을 가졌다.


그런 과정에 참여하면서 깨달은 점은 평범한 사람이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매일 쓰는 수밖에 없구나 하는 점과 글쓰기를 마쳤을 때 꽤 보람되다는 점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서 글루틴 13기에 도전하여 3주째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다. 매일이라고는 하지만 주말 이틀을 제외하고 열다섯 번의 글쓰기를 해왔, 그 나름의 변화가 있어 정리해 봤다.


머릿속에 작가 두뇌가 자리 잡는다.

매일 글을 써야 하기 때문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하루동안 글감을 찾는다. 아이들과의 대화, 그날 했던 특별한 경험, 걸어 다니며 찾은 주변 환경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글감이 떠오르면 글감을 글로 확장하기 위해서 추가해야 할 에피소드를 떠올린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읽는 종이 신문도 전에는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한 목적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글로 쓸만한 소재가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신문 기사를 읽는다.


이처럼 평범한 독자였던 사람의 뇌에도 작가 두뇌가 생겨서 생활 속에서 작가 두뇌 스위치를 켜두고 항상 글감을 채집하고 글로 확장하기 위해서 가동하고 있다.



독서를 할 때 인용할 문장을 찾는다.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 필요에 의해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깊이 있는 독서를 하기보다는 흥미나 관심사 위주의 책을 골랐다. 한창 이성친구와 연예에 관심이 많았던 대학교 때에는 일본 소설을 즐겨 읽었다. 간결하고 깔끔한 문체가 내 성격과 잘 맞았고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로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들이었다. 대학교 졸업 후 취직한 이후에는 재테크, 자기 계발 서적을 주로 읽었다. 어서 성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때의 상황을 반영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는 육아서를 주로 읽었다.


첫 아이를 낳고 백일잔치를 했을 때 시아버지께서 중국에서 아이를 잘 키운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선물로 주셨다. 아이를 지극 정성으로 키운 그 이야기가 감동적이었고, 첫 손녀가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책 선물을 주신 마음이 고마워서 그 이후부터는 육아를 책으로 했다.


육아서는 때로는 초보엄마들에게 가혹할 수 있는데, 장점도 그에 못지않다. 육아서에서 24개월 미만의 아기에게는 텔레비전을 비롯한 미디어 노출을 하지 말라고 해서 그에 충실히 따랐고, 그 덕분에 책과 친해진 첫째 아이는 지금도 책을 좋아하고 글을 잘 쓰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독서를 즐겨했고, 지금도 틈만 나면 책을 읽지만 최근의 독서는 조금 바뀌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밑줄이라도 긋고 메모장에 옮겨 적기에 바쁜 것이다. 나도 이런 수려한 문장을 쓰고 싶다는 마음과 글의 글감으로 활용해야겠다는 두 가지 목적에서 비롯된 습관이다.



글을 쓰지 않으면 허전하다

사람이 새로운 습관을 정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66일이라고 한다. 곰도 100일간 빛을 보지 못하고 쑥과 마늘을 먹으며 지냈더니 사람이 됐다고 하니 2~3달은 꾸준히 해야 새로운 습관이 루틴으로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3주의 습관만으로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평일에 5일간 글을 쓰고 주말 이틀간은 쉬는 일정으로 진행되는 글쓰기 프로그램으로 주말에 글을 쓰지 않으면 허한 마음이 든다. 글을 쓰지 않는 주말에는 마음이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 허전한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그래도 의무적으로 글을 쓰지 않아도 되는 주말에 자율적으로 글을 쓰는 일은 좀처럼 없지만 3주 만의 글쓰기 만으로도 글 쓰는 습관이 조금씩 삶에 젖어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12월에 시작한 매일 글쓰기가 벌써 3주가 지났다. 매일 밤 12시까지 글을 올려야 했기에 밤 11시가 넘어가면 심장이 두근두근하며 손발에 땀이 나는 경험을 몇 번이나 했다. 하지만 그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3주간 글쓰기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강제성과 함께 글을 쓰는 동료 작가님들 덕분이다.


앞으로 남은 한 주 글쓰기 여정을 무사히 완주하고 올 한 해도 성취한 바를 이룬 한 해로 기록되기를 소망한다.


#글루틴 #팀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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