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
해포 전
깨끔한 그가 말했다
형, 사랑은 참 아름답지?
난 사오정인가 봐
그래, 사람만이 희망이지라고 말했어
달포 전
께끔한 그가 말했다
형, 사람이 날 힘들게 해!
난 정말 사오정인가 봐
그래, 사랑이란 절망이야라고 말했어
근데 이상해
사람을 사랑으로 갈음해도 껄끄럽지 않아
사람이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2.
이 세상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
단지 사랑하고픈 사람만이 있을 뿐
3.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게 얼마나 큰 아픔인데
그 쓰라림이 가시기도 전에 다시 사랑을 찾는 사람
사랑은 마취주사
사랑덧의 가시 올가미가 하나도 아프지 않아
4.
사랑할만한 사람이라면
하나를 얻기 위해 백도 기꺼이 버린다
혼자만의 짝사랑일지라도
그 사랑이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꺼워
5.
내가 여우라고 불렀던 한 아이가 있었어
난 그 아일 길들였다고 생각했지
그러나 그 여우는 달아났어. 길들여진 게 아니었나 봐
개목걸이로 옭아맸어야 했나?
6.
사랑을 믿니?
믿을 걸 믿어야지!
내가 묻고 내가 답한다.
사랑이란
아세틸콜린, 아드레날린 화학물질이 만들어낸 기계적인 작동일 뿐야
너 아직도 사랑 따윌 믿니?
7.
실은…
나 장담 못해, 아까 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