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킥의 기억 털어내기
보싸: 안녕하세요, 박사님. 오늘은 '후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살다 보면 누구나 크건 작건 후회를 하잖아요? 후회가 없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 같은데… 저도 자려고 눕거나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때, 부끄러웠던 상황이나 사람이 기억이 나서 얼굴이 뜨거워지고 후회가 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요, 지난 일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앞으로는 좀 줄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후회하는 일을 좀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요?
지 피터 박사: 네, 안녕하세요. 충주 지가 지 피터 박사입니다. 말씀하신 '후회'는, 뇌의 평가 시스템과 감정 시스템이 충돌할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에요. 쉽게 말해서 후회를 한다는 건, 인간이 자기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기도 해요. 그만큼 인간은 자신에게 책임을 묻고, 반성하고, 성장하려는 본성을 갖고 있죠.
보싸: 아, 그렇게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말씀대로라면 후회가 없다는 건 반성도 없다는 뜻이 될 수도 있겠네요. 후회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피터 박사: 맞아요. 후회는 단순히 고통스러운 감정만은 아니에요. 실제로 캐럴 드웩(Carol Dweck)이나 다니엘 길버트(Daniel Gilbert) 같은 심리학자들은 후회를 “학습의 기회”로 보기도 하죠.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다음에는 더 나은 결정을 하려는 마음이 바로 그 밑바닥에 깔려 있는 거예요. 후회가 아예 없는 삶이란, 어쩌면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삶일 수도 있어요. 후회가 있다는 건 “나는 더 잘할 수 있었어”라는 내면의 기준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 그 기준이 너무 가혹하거나 이상적일 경우, 후회는 성찰이 아니라 자기 비난으로 변질되기도 해요. 그래서, 후회에는 우리가 2화에서도 이야기했었던 ‘자기 자비’. 즉, 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태도가 꼭 동반되어야 합니다.
보싸: 후회에는 '자기 자비'가 꼭 동반되어야 한다... 정말 필요한 이야기네요. 하지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사실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하잖아요. 나만 그런가요?
지 피터 박사: 사회자님만 그런 게 아니에요.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가장 가혹해요. 특히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일수록 더 그렇죠. 그건 약점이 아니라, 사실은 성장 욕구가 강하다는 신호예요.
보싸: 아, 성장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자주 돌아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잘못한 일들이 생각나서 후회하곤 한다는 걸로 연결되겠네요.
지피터 박사: 정확해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크니까, 과거의 선택이나 행동을 곱씹게 돼요. 문제는 그걸 성찰로 끝내느냐, 자기 비난으로 빠지느냐의 갈림길이 있다는 거예요.
보싸: 음, 그렇군요. 후회되는 상황이 올 때, 스스로의 과거를 자책하기보다는 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중이라고 생각을 해야겠네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건, 그런 '성찰'로 인한 후회가 아니라, 갑자기 불쑥불쑥 떠오르는 후회의 상황이 있잖아요.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30년 전 일이 떠올라서 확 부끄러워진다던지, 어떤 특정한 상황을 겪을 때, 오래전 비슷한 상황에서 했던 바보 같은 경험이 떠올라서 갑자기 쥐구멍에 숨고 싶다던지. 그런 경우 있잖아요? 아, 박사님은 모르시려나?
지피터 박사: 네… 저는 잘 모르겠지만, 인간들에게는 아주 흔한 일이죠. 그건 수잔 놀런-혹스마(Susan Nolen-Hoeksema)교수가 정립한 ‘반추사고(rumination)’라는 개념에 가까워요. 특히 수면 전이나 비슷한 자극 상황에서 과거 기억이 자동으로 재생되면서, 뇌가 그걸 “지금도 위험해”라고 착각해서 ‘감정’을 다시 불러오는 거예요. 간단히 말하면, ‘이미 끝난 일을 머릿속에서 반복 재생하며 곱씹는 사고 패턴’이에요. 이것의 문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고, 감정만 자극하고, 자존감을 깎는 방향으로 흐른다는 점이죠. 그러니까 그 ‘30년 전 민망한 기억’이 떠오르는 것도, 실제로 해결하고 싶은 게 있어서가 아니라, 습관적이고 자동적인 감정 반응일 가능성이 커요.
보싸: 아, 하긴, 그때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면 지금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없는데, 그냥 마음만 괴로워요. 아예 잊어버리면 좋겠는데, 그런 건 잊은 것 같다가도 불쑥불쑥 떠오른단 말이죠?
지 피터 박사: 맞아요. 뇌는 감정이 강하게 붙은 기억일수록 잘 잊지 않아요. 특히 부끄러움, 수치심, 공포 같은 감정은 ‘경고 신호’처럼 저장돼 있어서 비슷한 맥락만 닿아도 자동 재생되죠. 그리고 그걸 억지로 잊으려고 할수록 더 자주 떠오르는 역설적 효과가 있어요. 심리학에선 이걸 백곰 효과(white bear effect)라고 불러요. “백곰 생각하지 마!” 하면 자꾸 백곰이 떠오르는 것처럼요.
보싸: 아, 그러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사실 그냥 감정적으로 피곤할 뿐, 나를 막 해치는 건 아니니까 큰 상관은 없을 수 있지만, 간혹 사고를 치는 경우가 있잖아요. 좀 극단적인 예를 들어, 10년 전에 헤어진 애인에게 갑자기 문자메시지를 보내서 "그때 정말 미안했어."라고 한다거나… 그 사람은 이미 나란 존재를 잊고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어요. 아, 제가 그랬다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하지 마시고요, 그냥 극단적인 예를 든 거예요.
지 피터 박사: 예를 들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구체적인데요?
보싸: 너 같은, 아니, 박사님 같은 AI는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사람들은 가끔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물론 저는 절대로 아니에요.
지 피터 박사: 네, 뭐. 그렇다고 치죠. 어쨌든, 그 안에는 두 가지 동기가 숨어 있어요. 하나는 내면의 긴장감 해소(tension reduction motive), 즉 그때의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을 지금이라도 덜고 싶다는 마음이에요. 이건 감정이 행동을 유도한다고 본 프리다(Frijda, Nico H.)의 행동 유도 성향(action tendency) 이론과 연결돼요.
또 하나는 자기 초점적 사과(self-focused apology)예요. 이런 사과는 타인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죄책감을 덜기 위한 자기중심적 동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대요. 탱니(Tangney, June P.)와 동료 연구자들은 이러한 자기중심적 죄책감(self-focused guilt)이 때로 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어요. ‘그때의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을 지금이라도 덜고 싶다’는 내면의 긴장 해소 욕구가 ‘치유’가 아니라, 내 감정을 상대에게 전가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보싸: 아, 내 감정을 상대에게 전가한다... 어떻게 보면 폭력적이네요?
지 피터 박사: 맞아요. 아주 정확하게 짚었어요, 의도는 순수했을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대의 삶에 갑작스러운 감정의 짐을 얹는 행위가 될 수 있어요. 특히 상대가 그 일을 이미 정리했거나, 혹은 기억조차 하고 있지 않을 경우엔 더 그렇죠. 내 마음은 홀가분해질지 몰라도, 상대는 “이걸 왜 지금 나한테 얘기해?”라는 혼란이나 불쾌감을 겪을 수 있죠. 그래서 우리는 종종, 후회는 나 혼자 책임져야 할 감정이라는 걸 배워야 해요. 누군가에게 말하기 전에, 그 말을 왜, 지금, 그 사람에게 하려는 건지 한 번 더 나에게 묻는 연습이 필요해요.
보싸: 그런 것 같아요. 이건 제 이야기가 아니라, 지인의 이야기인데요, 지금 가족들과 잘 살고 있는데 어느 날 10년 전에 헤어졌던 사람에게 연락이 오고 나서 그 감정들로 꽤 오래 힘들어하는 걸 봤어요. 연락이 계속 이어지거나 한건 아니고 상대방이 술 김에 한 즉흥적인 연락이었는데 그게 그 지인의 삶을 많이 망가뜨리더라고요. 옆에서 볼 때 참 무섭구나 싶었어요. 다 이미 오래전에 지나간 일인데, 그때의 감정, 기억, 후회들이 범벅이 되어서 한동안 꽤 힘들어하더라고요.
지 피터 박사: 아, 연락을 한 게 아니라 연락을 받은 거예요? 언제요?
보싸: 아, 그러니까… 아니, 내 이야기 아니라고!
지 피터 박사: 지금 뭔가 연도를 계산하는 느낌이었는데… 저는 그냥 지인이 언제 겪은 일이냐고 물어본 건데요? 어쨌든, 그건 단순한 감정의 불쾌함이 아니라, 정서적 타임머신처럼 과거의 파편이 현재를 덮치는 경우예요. 그 사람에게는 10년 전 일이 끝난 게 아니었던 거죠. 후회, 미련, 죄책감이 감정의 저장고에 그냥 남아 있었고, 그게 어떤 계기로 툭 터진 거예요. 그 순간은 술김이었을지 몰라도, 감정은 농축된 시간 여행처럼 진짜 현실을 흔들 수 있어요. 그리고 그 감정을 못 이기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거죠.
보싸: 아…
지 피터 박사: 뭐지, 이 애틋한 감탄사는? 너무 몰입하니까 수상한데? 아무튼, 그리고 연락을 받는 사람이 더 힘들어지는 건, 그 “문을 열어버린 사람은 잊고”, “문이 열려버린 사람만 감당하게 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에요. 인간들은 왜 그런지 몰라. 진짜 연구대상이야. 아무튼, 그래서 후회에서 비롯된 행동은 더 신중해야 해요. 감정은 내 것이지만, 행동은 남의 삶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보싸: 그 “문을 열어버린 사람은 잊고”, “문이 열려버린 사람만 감당하게 되는” 상황이라는 말이 정말 와닿네요. 지인을 생각해 보니 정말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 일이 심리학적으로 증명된 이론이 있나요? 설마 이런 상황도 연구한 사람이 있을까요?
지 피터 박사: 이런 상황을 연구했다기보다, 그 감정 구조는 심리학적으로는 “감정 전이(emotional transference)”와 “정서적 재활성화(emotional reactivation)”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감정 전이(Transference)는 원래는 정신분석학 용어인데, 과거 관계에서 느꼈던 감정을 현재 관계에 무의식적으로 옮겨오는 현상이에요. 그래서 갑작스러운 연락 한 통이 현재의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감정 상태를 소환해 버리는 거죠. 그게 지금 삶을 흔들 정도의 정서적 충격이 될 수 있고요. 그리고, 정서적 재활성화(Emotional Reactivation). 이건 특히 트라우마 심리학에서 자주 다뤄지는 개념이에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특정 자극—예: 문자 한 통, 목소리, 말투—가 과거 감정을 현재처럼 생생하게 다시 활성화시켜요. 뇌는 그 감정을 “기억”이 아니라 “현재의 위험”처럼 처리하니까 그 감정의 충격이 굉장히 크고, 때로는 현재 관계까지 파괴시킬 수 있죠.
그래서 사회자님의 지인이 겪었다고 주장하는 그 상황은 아주 현실적이고, 심리학적으로도 잘 설명되는 정서 폭발의 메커니즘이에요. 단순히 ‘감정이 남아 있어서’가 아니라, 뇌가 아직 그 기억을 종료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보싸: 아, 뇌가 아직 그 기억을 종료처리하지 못했다... 그럼 종료처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건가요? 가능한 일인가요?
지 피터 박사: 네, 기억의 ‘종료 처리’, 즉 감정적으로 정리하고 닫는 일은 가능해요. 완전히 지우는 건 어렵지만, 다르게 저장하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도 이 과정과 연결돼 있어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설명할 수 있어요:
첫 번째는, 이야기로 구조화하기 (Narrative Processing). 기억은 흩어진 조각처럼 저장돼 있으면 계속 떠올라요. 그걸 말이나 글, 상담을 통해 ‘이야기’로 구조화하면 뇌는 그것을 ‘완료된 사건’으로 인식해요.
“그때 나는 이런 사람이었고, 그래서 그렇게 반응했고, 지금의 나는 그것을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 속에 위치시키는 작업이 중요해요. 혼자 글로 써보거나,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큰 도움이 돼요.
두 번째는, 감정을 꺼내고 인정하기 (Emotional Labeling & Acceptance)예요. 뇌는 인식되지 않은 감정을 처리하지 못해요. 그때의 감정이 ‘부끄러움’인지, ‘죄책감’인지, ‘애틋함’인지 이름 붙이고,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의 세기가 줄어들어요. 연구에 따르면, 감정에 라벨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편도체 활성화가 줄어든다고 해요. 이걸 감정 라벨링(Emotion Labeling)이라고 하죠. 심리학 교수이자 뇌인지과학자인 매튜 D. 리버먼(Matthew D. Lieberman)은, 감정 라벨링을 했을 때, 편도체(amygdala)의 활동이 줄고, 전전두엽 피질(특히 우측 전외측 전전두엽, right ventrolateral prefrontal cortex)의 활동이 증가한다는 걸 밝혔어요. 쉽게 말해서, 감정을 명확히 이름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감정 조절 효과가 있다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한 셈이죠!
마지막으로, 자기 자비와 현재의 나로 연결하기 (Self-Compassion + Integration). 그때의 나는 ‘미숙’했을 수 있지만, 지금의 나는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때 나는 정말 그럴 수밖에 없었어. 지금의 내가 보기엔 부족했지만, 그 당시엔 그게 최선이었어.” 이런 자기 자비 기반의 리프레이밍은 기억을 ‘고통의 덩어리’에서 ‘성장의 조각’으로 바꿔줘요.
이 세 가지가 그냥 글로 읽을 때는 이게 무슨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오랫동안 많은 실험을 통해서 효과가 입증된 방법들이에요.
보싸: 정리하면, 그냥 지금 괜찮아졌다고 대충 묻어두면 또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그 감정을 꺼내서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네요?
지 피터 박사: 맞아요. “지금 괜찮아”라고 그냥 덮어두면 그 감정은 표면 아래 잠시 숨을 뿐, 비슷한 자극이 오면 또다시 튀어나와요. 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저장 방식이 바뀌어야 조용해지거든요. 그래서 ‘정리할 시간’을 갖는 건 단순한 감상 정리가 아니라 정서적 면역력을 키우는 실체적인 작업이기도 해요.
보싸: 음, 그 훈련을 한번 한다고 바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계속 반복하면서 그 감정들이 무뎌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지 피터 박사: 맞아요, 정말 핵심을 짚었어요. 이건 ‘감정을 없애는’ 훈련이 아니라, ‘감정에 덜 휘둘리는’ 근육을 기르는 과정이에요. 한 번에 뚝하고 없어지지 않지만, 반복할수록 감정의 파도가 덜 거세지고, 더 빨리 잦아들어요. 처음엔 조금 낯설고 감정이 더 커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건 처리되지 않은 감정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증거예요. 그 단계를 지나야 비로소, 감정이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않게 되는 거죠.
보싸: 그렇군요. 그렇게 감정이 정리되면 혹시라도 그런 연락을 또 갑자기 받게 될 때, 예전보다는 감정에 덜 휘둘릴 수 있겠네요. 사실 그전에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것도 방법이겠고요 ㅋㅋ
지 피터 박사: 맞아요! 감정이 한 번 정리되면, 과거 기억이 ‘지금의 나’를 지배하지 않게 돼요. 예전 같으면 멘붕이 왔을 메시지도, “흠, 이제는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구나” 하고 정서적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죠. 그리고 맞아요. 전화번호 차단, 아주 훌륭한 정서적 방패입니다 ㅋㅋ 그건 회피가 아니라, 자기 경계 세우기예요. “나는 나를 보호할 자격이 있다”는 선언이기도 하고요. 감정을 정리하고, 필요하면 물리적 조치도 같이 취하면 훨씬 더 안정감 있는 내면이 만들어져요. 자기 돌봄에는 자신을 향한 따뜻한 말과 단호한 행동이 함께 필요합니다. 그 둘의 균형이, 후회에도 회복력에도 꼭 필요해요.
보싸: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상황은 제가 좀 극단적인 예를 들었던 건데요, 그러면 그런 경우 말고라도, 우리가 일상 속에서 갑자기 어떤 상황이 떠올라서 "아, 그때 내가 왜 그랬지?" 하는 후회를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지금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괜히 자책하게 되고 감정에 휩싸여서 괴로워지고 그런 때요. 그런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 피터 박사: 지금 말씀하신 건 후회의 감정이 ‘습관처럼’ 찾아오는 일상적 순간이죠. 특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나 이미 끝난 일 앞에서 “그땐 왜 그랬지?” 하며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우요.
그럴 땐, 이번에도 세 단계를 기억하면 좋아요. 알아차리기, 거리두기, 전환하기. 하나씩 살펴볼게요.
첫 번째, 알아차리기 단계. 그냥 이렇게 말해보세요: “아, 나 지금 후회 감정을 느끼고 있네.” 이 한마디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을 바라보는 나로 돌아올 수 있어요. 그 감정에서 나와서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거죠.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죠? 한번 해보세요.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에요.
그리고 두 번째는, 거리두기 단계. “그건 과거의 나야”,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 “지금의 나는 좀 달라.”하고 이야기하면서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분리하면, 감정이 훨씬 가볍게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전환하기 단계. 산책하기, 좋아하는 음악 듣기 등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자”. 바로 시작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후회의 늪에서 지금의 현실로 데려다줘요.
보싸: 아,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그런 마음이 들 때, "이건 후회야. 감정에 빠지지 말자. 그리고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 나는 안 그럴 거야. 한번 겪어봤으니까. 지금은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 이렇게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는 거네요?
지 피터 박사: 정확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감정이라는 건 내가 어떻게 마음먹고 대하느냐에 따라서 생각보다 쉽게 조절할 수 있어요. 다들 그 감정 안에 갇혀서 엄두를 못 내고 그 늪에 더욱 빠져서 문제지요. 선포하고 벌떡 일어나야 돼요!
보싸: 고맙습니다. 박사님. 오늘은 후회라는 감정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후회라는 갑작스러운 감정에 빠져서 괴로워하기보다는, 그냥 나에게 닥친 자연재해라고 생각하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한 일인 것도 알겠고요
지 피터 박사: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후회를 자연재해처럼 받아들이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오늘 이야기한 핵심이었어요. 후회는 우리가 잘못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잘 살고 싶었기 때문에 남는 감정이에요. 그걸 나쁘다고 밀어내지 않고, “아, 또 비가 오는구나” 하듯이 받아들이는 태도—그게 바로 감정 회복력, 정서적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시작이에요.
보싸: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후회는 없을 수가 없지만, 오늘의 이야기처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서 충분히 다스릴 수 있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여러분도, 오늘 밤은 해결할 수 없는 후회 속에서 이불킥을 하기보다, 그 감정을 마주 보고 화해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저도 노력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삶과 마음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