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을 할 때 가장 먼저 닥치는 실질적 문제가 언어 문제다.
일단 이력서 (Resume)는 구글 검색을 하고 교정을 부탁하고 하면 할 수가 있는데 인터뷰는 일단 차원이 다르니까. 특히 대한민국에서 영어를 정규과정으로 공부한 우리들은 너-무 영어가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언어문제, 즉 영어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지를 좀 얘기해 보려고 한다.
첫 번째, 영어는 공부하는 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다.
즉, 말을 하고 들어서 대화하기 위한 도구다.
일단 영어공부는 접으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취업을 위해 어떤 원어민의 튜터링 (Tutoring)을 받은 적이 있다. 경험상 일단 전문적인 튜터들은 우리가 얼마나 영어를 잘하는지 모른다. – 여기서 "잘하는지 모른다"는게 중요하다.
우리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영어를 훨씬 잘한다. 너무 잘해서 오히려 문제다.
여기서 우리가 잘하는 게 문법이다. 문법을 우리가 너무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도 그렇게 봤기 때문에 문법이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다.
아니다.
문법은 조금 틀려도 괜찮다. 그보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게 문제가 더 크다. 그러니까 일단은 문법을 생각하지 말고 먼저 말부터 하라. 우리는 어순이 틀리다. 주어 – 목적어 – 동사 순으로 말하기 때문에 어떨 때에는 어순이 뒤집혀서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미국인 중에서 단어를 바꾸어서 말하는 질환을 가진 분들이 있다. 그래도 문제없이 잘 지낸다.
그냥 우리는 어순이 바뀐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말을 하라. 말을 하려면 상대방의 말을 끊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간단히 “Can I ask a question?” 또는 “I have an idea.” 정도로 간단하게 화제를 돌리시라. 일단 말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뭔가를 얻을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에는 말뿐만 아니라 부차적으로 보이지만 다른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인들은 말을 할 때 손을 많이 사용한다. 두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어깨를 들썩이기도 한다. 그러면 활기차 보이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반면 우리는 두 손을 차렷자세로 공손히 모으고 입만 움직여 말한다. 뭔가 경직되고 로봇 같은 느낌이다. 영어를 외워서 하는 경우라도 항상 환한 미소로 상대의 눈을 똑바로 보고 말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눈을 보지 않으면 무시하는 것으로 오해할 여지도 있다.
둘째, 콩글리쉬도 괜찮은 영어다.
콩글리쉬는 한국식 영어를 말한다.
사실 영어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미국인이 하는 American English와 영국인이 하는 British English는 발음과 단어가 다를 때가 많다. 호주인이 하는 Ausie English는 더 크게 다르다. 심지어 미국사람들은 호주인의 영어를 들으면 막 웃기도 한다. 발음이 정말 특이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역 방언이 또 있다. 우리가 경상도말, 충청도말, 전라도말, 제주도말 다르듯이 영어도 방언이 정말 특이하다. 뿐만이 아니다. 다른 나라사람들의 영어는 또 어떤가? 프랑스 사람의 영어는 프랑스식 영어로 한다. 발음 기호대로 안 따르고 자기 마음대로 말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탈리아식 영어를 쓰고. 러시아 사람들은 당연히 강한 러시아식 영어를 쓴다. 인도영어도 정말 희한하다. 일본 영어는 듣고 있으면 일본어를 하는지 영어를 하는지 헷갈릴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콩글리쉬도 영어의 한 분파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음 틀려도 괜찮다. 그건 정말 아무 문제가 안된다. 그보다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셋째, 영어는 권력이다.
며칠 전에 새로 제약회사에 취업한 어떤 분이랑 얘기를 하다가 영어 때문에 고민이라고 하셔서 “영어는 권력이에요”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깜짝 놀라시더라.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두 사람이 영어로 말할 때 둘 중에 누가 더 권력이 있느냐에 따라 대응이 다르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상사 (Boss)가 일본인이고 부하직원이 영국인이라고 치자. 일본인이 일본식으로 영어를 해도 부하직원인 영국인은 어떻게든 알아듣게 되어 있다. 여기서 “What?” 이렇게 무례하게 묻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영어는 권력이기 때문에 상대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어떻게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을까? 그건 결국 자기 업무의 실력이 얼마나 좋으냐에 따라 결정이 된다.
만약 배울 게 없는 실력의 소유자라면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큰 소용이 없게 된다. 따라서 먼저 실력을 기르시길. 과학자의 실력을 말하는 거다.
넷째, 평소에 한국어로 생각을 많이 해라.
한국에서 영어 조기교육한다고 하면서 가장 어처구니없는 교육이 나는 “영어로 생각하기? “라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 교육은 불가능하거나 뒤죽박죽 되게 하거나 둘 중의 하나다. 나도 20년 이상 영어로 살고 있지만 한국어를 영어로 전환시키는 프로세싱이 빨라진 것이지 영어로 생각한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건 안된다.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우리는 원어민 고등학생 수준이 못된다. 그런데 대학원 수준의 공부를 한 우리가 대학원 수준의 한국어로 생각하는 것과 고등학생 수준의 영어로 생각하는 것 어느 것이 나을까?
우리말로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 영어로 전환도 아주 쉬워진다. 반대로 우리말로도 생각이 정돈이 안되어 있으면 당연히 영어로는 헤매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 많이 얘기하게 되는 얘기의 경우에는 미리 생각을 해 보시길 권해 드린다.
마지막으로 말을 천천히 하는 연습을 하라.
자 그럼 문제는 뭐냐? “잘 들리느냐 안 들리느냐?”인 거다. 국제학회에 가서 다른 분들의 프레젠테이션을 들을 때 외국인이 하는 발표 중에서 어떤 경우에는 영어는 안 좋은데 프레젠테이션의 스토리를 잘 따라갈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원어민이 프레젠테이션을 해도 너무 빨라서 스토리를 거의 알아듣기 어려운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잘못 알아들을 정도면 다른 미국인들, 영국인들도 못 듣는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천천히 말을 하시라. 특히 중요한 단어는 천천히 집어서 얘기를 해 주면 상대가 잘 알아듣고 말을 따라오게 된다.
이상 내가 생각하는 영어로 소통 (Communication)하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말씀드렸다. 미국에서는 법으로 고용기회균등법 (EEOC, 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이라는 법이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말이 인종, 성별 등의 이유로 고용기회에 불이익을 주면 안 된다는 법이다. 각 주마다 주법이 있고 미국연방법이 있습니다. 이건 인종에 대한 불이익은 불법이기 때문에 모두 조심한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고 나서 우리끼리 내부 미팅을 할 때 상대의 “영어가 나쁘다 “. 이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대신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라고 한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뉘앙스가 다르다. 이 둘은 같은 얘기 같지만 다른 뜻의 말이다.
왜냐하면 남미에서 오거나 유럽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도 영어가 정말 서툴다. 그렇게 서툴러도 커뮤니케이션은 잘된다. 영어를 못해도 사귈 사람은 사귀잖는가? 그러니까 이건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지 영어의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말해 보시라. 잘 생각해 보라. 나는 얼마나 잘 소통하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