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갔느냐? 못 갔느냐?

대학생이라는 계급

by 보스턴임박사

이제 교회의 상황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고등부는 고등학생만을 위한 곳이고, 졸업을 하면 떠나야 했다.


대학에 갔느냐? 못 갔느냐?로 나뉘게 된다.

대학생은 대학부로 가고,

대학에 가지 못한 사람은 청년부라는 다른 곳으로 나뉜다.

청년부는 그러니까 아무나 가는 곳처럼 느껴졌고, 대학부는 대학생인 교회 성골들만 가는 곳처럼 계급이 나뉜 것처럼 진영이에게 느껴졌다.


대학부와 청년부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고등부를 졸업하기 바로 전, 고3 학생들을 대학부에서 초대해서 대학부 사람들을 한번 만난 적이 있었다.

그 날, 진영이가 처음 본 대학부의 모임 장소와 분위기는 고등부와 완전히 달랐다.

교회 지하실에 있던 고등부와 달리, 대학부 모임 장소는 교회 높은 종탑 빌딩 5층에 있었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서, 그게 모두를 신기하게 만들었다. 대학부 모임 장소로 들어가자 밝은 햇살이 다가왔고, 그래서인지 대학부 모임 장소의 분위기가 꽤 밝고 명랑하게 느껴졌다. 진영이가 들어가자 대학부 어떤 누나들과 어떤 형들은 피아노와 기타를 신나게 치며, 우리들을 진심으로 반갑게 맞아 주었다.


‘대학 입학을 축하합니다.’

하는 예쁜 글자의 현수막이 맨 앞에 걸린 십자가를 가린채, 늘어 뜨려져 있었다. 우리 중엔 대학에 가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그 현수막 문구는 왠지 어색하게 느껴졌다.


대학부 누나들이 예쁘고 상냥해서 하마터면 진영이는 사귀자고 말할 뻔했다.

그리고 그곳의 부장님, 선생님, 목사님, 전도사님

모두 너무 너무 좋으셨다.


그런데,

진영이에게는 하나 이상한 게 있었다.


고등부 때부터 알고 지내던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고2때까지 진영이가 가장 어려울 때 진영이를 돌봐주었던, 많은 신앙과 믿음의 거인들이 있었다.

진영이는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을 보면서,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그 형들과 그 누나들과 같이 살아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진영이는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이 얼마나 열심히 봉사했고 성경을 공부하는데 열심이었으며, 기도에 투철했는지 익히 알고, 본받으려 애쓰며 자라왔다.

비록 고등부 예배실은 작고 어둡고 초라해 보일지언정, 그곳에 있던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은 진영이에게 우상이었고 진실한 하나님의 자녀들이었다.

처음엔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이 아마 다른 곳에 갔으려니 하고, 진영이는 내심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나, 끝날때까지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은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대학부라는 곳에서 만난 어떤 형들과 어떤 누나들은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어디에 있다가 이 사람들이 나타난거지?’

진영이는 그날 이후 내내 이 질문의 대답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이런 것이었다.


진영이가 고등부 때 알던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대학에 가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여러가지 상황과 형편으로 고등학교까지만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한편, 그 형들과 그 누나들과 같은 나이의 또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주로 강남의 아파트에 비교적 잘사는 집의 자제들이었는데,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 그래서 그들은 인생의 목표인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했고, 신앙 생활같은 것은 뒷전이었다.

재력이 좋은 부모님의 후원으로 이들은 무사히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대학에 들어간 이들은 시간이 생겼고, 지적 호기심이 생겼다.

대학입시를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에 시달리던 이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자 일시적으로 조금은 허탈해졌다. 대학은 고등학교처럼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미팅도 하고 연예도 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토론도 하고 독서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그런 곳이 바로 대학이라는 곳이었다.

이들이 사는 집 가까운 곳에 큰 교회가 몇개 있었는데, 이들의 어머니들이 그 교회에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따라 아버지도 나가고 이들도 나가게 되었다. 교회에서 예배 시간에 듣는 말은 사실 마음에 잘 와닿지도 않았고, 이해되지도 않았지만 나쁜 말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이라도 난다면, 그동안 들었던 말이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해 지는 중이었다.


전도사님이 있었다.

전도사님들은 어머니들의 자녀들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 주시는 분들이었다. 이들이 대학에 들어가자 전도사님들이 어머니들에게 대학부를 소개했고, 이들은 호기심으로 대학부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정말 궁금하던 걸 배우기 시작했다. 그 때 대학교의 분위기는 사회를 꼬나보는 경향이 있었다. 뉴스나 신문의 내용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배우게 되었고, 처음으로 자기가 아는 것이 진리일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간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은 새로운 사상운동에 뛰어든 사람이 많았다.

반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고등부를 다니다가 대학에 진학한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은 교회에서 배우던 사실과 다른 대학에서 배운 현실들에 놀라기 시작했다.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이 그동안 고등부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어쩌면 거짓 이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형들과 그 누나들은 점차 교회와 멀어져 갔다.


처음 대학부에 온 이들은 대학에서 맞딱뜨린 과격함이 싫었다.

반대로 아직까지 백지 상태로 교회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던 이들은 대학에서 만나는 과격한 운동들이 어색했다. 대신 교회 안에서 노래하고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것은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심지어 잘하고 싶었다. 그런데 대학부라는 곳이 이런 것을 알려주는 공간이었다.


대학부 안에 복사중창단이 있었다.

진영이가 보기에, 이들이 하는 대학부 남자중창단이란 그냥 노는 모임이었다.

진지함도 없었고 노래를 부르는 곳이 아니었다.

한번은 이들이 교회 밖 멀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너무나 혐오스럽게 느꼈다.

그런데 이들이 중창단에 있었다.

진영이는 절대 대학에 가더라도 이들과 어울리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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