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야 사시사철 마트 한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냉이라지만, 3월에서 4월까지 제철인 냉이는 이 시기가 되면 봄과 함께 향긋함도 무르익는다.
시골에서 자라는 동안은 지천에 널린 게 쑥과 냉이였다.
엄마는 이맘때쯤이면 늘 작은 과도 한 자루를 챙겨 밭으로, 논두렁으로 봄나물을 캐러 다니셨다. 동네 이모들과 함께 하하호호 담소 나누시며 한 바구니 가득 캐오실 때도 있었고, 저녁 준비를 앞둔 무렵 슬렁슬렁 산책하듯 나가셔서는 먹을 만큼만 조금 캐오실 때도 있었다. 나는 뭐가 풀인지, 냉이인지 구별도 못하면서 따라나서서는 한뿌리 캘 때마다 "엄마 이거 냉이야?" "엄마 이것도 냉이 맞지?"하고 매번 숙제 검사를 맡고는 했었다. 엄마는 내게 잎과 줄기가 작고 연한 아기 냉이가 가장 맛있는 거라고 가르쳐주셨다.
그렇게 캐 온 냉이는 국으로, 무침으로, 전으로 , 때로는 튀김으로 밥상 위에 올라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이번 보통의 밥상에서는 여기에 고급 젓갈의 대명사인 '명란'을 더해 무쳤다.
명란젓은 명태의 알을 소금에 절여 만든 것으로, 젓갈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깨줄만큼 지방이 적고 열량이 낮은 데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냉이와 더불어 비타민 A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주는 식재료라고 한다.
이 계절, 봄 철 불청객 춘곤증 물리치는 건강 반찬 '냉이 명란 무침'을 만들어 식탁 위에도 봄을 들여보자.
TIP. 이왕이면 나트륨이 적은 저염 명란이나, 색소가 첨가돼 있지 않은 명란젓을 구입하길 추천한다. 명란은 너무 붉지 않고 살이 단단한 것이 좋다.
냉이 명란 무침 만들기 Photo by.서보통
냉이 명란 무침 만들기
1T=15.0ml 1ts=5.0ml 1/4ts=1.25ml 1C=200ml
냉이 100g
명란 한알 30~35g
쪽파 2대
다진 마늘 1T
깨 1T
참기름 1T
식초 1C (세척용)
소금 1/2T (데침용)
냉이 명란 무침 만들기 Photo by. 서보통
1. 냉이는 시들고 누런 잎을 정리하고 뿌리 부분을 살살 칼로 긁어내 흙과 잔뿌리를 제거한다. 이때, 뿌리와 잎 사이의 거뭇한 홈을 파내듯 긁어 깨끗이 손질해주어야 한다.
2. 손질 마친 냉이를 물 9C:식초 1C 분량의 식초 물을 만들어 20분간 담가 둔다.
3. 그사이 쪽파 2대는 잘게 쫑쫑 다지고, 마늘도 다져 준비한다.
4. 명란은 길이로 길쭉하게 반 가른 다음 넓게 펼쳐 알만 긁어내 분리한다.
5. 20분 후, 흙 물을 따라내고 냉이를 깨끗한 물에 담아 흔들어 씻는다. 흙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몇 차례 반복한다.
6. 냉이가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끓이고 팔팔 끓으면 소금 1/2T를 넣어 냉이를 데쳐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