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좋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들은 무엇일까

by 보통인

지난 몇 주간 열심히 책도 읽고, 도자기도 빚고, 운동도 하고… 소소한 취미도 몇 가지를 시작하니 벌써 3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시간의 흐름이란 상대적이라고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빠르게 지나가는 오전 시간과 느지막이 하루를 끌어가는 오후의 시간의 조화를 겪으면서 어느덧 1분기의 마지막 한 달을 소화해내고 있는데 이게 현실인가 싶은 순가도 더러 있다 (다시는 맞이하기 힘들 일상의 평화가 와서 작년과 너무 비교되는 상반기를 보내고 있어 어색하는 게 맞는 표현일 법도 하다). 일상 속에서 자유와 평화를 얻었지만 그만큼 금전적인 불안감은 어쩔 수 없어 야금야금 이력서를 다시 쓰고 지원서를 제출하기 시작했다. 종종 연락 오는 인사담당자들의 제안을 훑어보기도 하고, 너무 가고 싶은 회사가 드디어 한국에 진출하는 듯 보여 새로 뜨는 자리도 지원해 보고는 있지만 감감무소식한 나날들로 인해 초조함은 오로지 나 스스로가 견뎌야 하는 몫이 되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는 있지만 경력이 경력인지라 팀을 꾸리고 이끌어나가는 자리를 가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고… 그러다 보니 지난 몇 주간 쳐다도 보지 않던 이력서를 보면서 허송세월을 보냈나 싶으면서도 인터뷰용 경력기술서를 작성하다 보면 별 일들을 내가 다 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그중 가장 고심하며 적고 바라보게 되는 건 ‘관리직 경험 有’ 문구였다.


난 관리직 업무가 싫다. 그리고 싫은 것과 잘할 수 있다는 것과 괴리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불편하기도 하다. 관리직 업무가 왜 싫냐고 물어본다면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무엇이든 하나가 엇나가면 혼자 힘들고 괴로워하고 상처받기 때문이다 (이 모든 감정들이 무뎌지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전 회사에서도 아주 소규모 - 어쩌면 귀엽다고 표현할 수 있는 수 - 인원을 직접 관리했었는데 그들의 성장에는 기여했지만 성취에는 감정적으로 무던했고, 내가 원하는 만큼의 수준으로 일을 따라오지 못하면 화가 났으며, 그 상황을 내가 희망하는 대로 대처하지도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직을 맡았을 때는 부족함 없이 잘했다는 것을 내 주변 동료들이나 부하 직원들의 피드백을 통해 인지하곤 했었다. 첫 입사 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6개월 동안 세심하게 많은 업무들을 겸업해서 봐줬고, 적당한 자율성과 책임감도 제공하며, 방향성 제시를 적극적으로 하고 함께 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였다. 몸과 마음은 너덜너덜해졌지만 결과론적으로는 고생한 보람이 있는 결과를 얻었었다. 하지만 많은 성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관리직 업무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고? 관리직이란 자고로 관심이 있어야 한다: 부하 직원이 성장하는 것을 함께 즐기고 기뻐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지 못했던 것이고.


이렇게 긴 서론을 펼치는 이유는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들며 문득 리더십 - 즉 지도성 - 에 대해 곱씹어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도자가 되는 과정과 경력을 생각했을 때 나는 꽤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너무 좋은 상사들만 모셨었고, 같이 일하는 팀원들 그리고 후에 생긴 부하직원들은 소규모라 처음 관리직을 맡는 사람에게는 탁월한 사이즈였으며, 멤버들 모두가 열정적이고 자기 일에 열심인 사람들이었다. 분명 개개인의 성향과 회사의 환경이 좋은 팀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뿐이었을까? 한 부서의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보니 나는 요 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 그렇다면, 좋은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솔직히 말해서, 꼴리는 대로 마음에 들면 그게 좋은 리더십이 아닌가 싶다 하하. 부하 직원들이 잘 따라와야 하는 것이고 회사의 방향성도 어느 정도 맞는다면 그게 좋은 지도성으로 발현하지 않을까? 말 그대로.. 꼰대와 지도성은 한 끗 차이 아닐까? 이 두 가지가 정말 한 끗 차이인 것은 맞다고 본다 - 리더십이란 곧 받아들이는 자의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관리직이나 리더는 그 한 끗이 리더십으로 가리킬 수 있게끔 노력은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좋은 리더십의 자질이란 무엇일까?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난 딱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신뢰, 그리고 디테일한 업무이해도 (micro-understand)이다. 회사에서의 신뢰에 대해서는 사실 따로 글로 다루고 싶을 정도로 섬세하고 중요하다고 보는 데 여기서 단순하게 다루자면 상사와 부하 간의 신뢰도가 얼마나 잘 정착되어 있으냐에 따라 그 팀의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봐왔다. 내 전상사가 왜 그렇게 적당히 개인적인 얘기를 공유하거나 나와 개인적으로 대화를 하고 알아가려고 노력했었는지 ‘신뢰’를 쌓으려고 노력했다는 점을 본다면 이해가 되는 행동들이 많았다. 결국엔 인간-대-인간으로 내가 너를 믿고, 네가 나를 믿음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들이 무한해졌던 것이다.


There's three things about trust. If you sense that I am being authentic, you are much more likely to trust me. If you sense that I have real rigor in my logic, you are far more likely to trust me. And if you believe that my empathy is directed towards you, you are far more likely to trust me. When all three of these things are working, we have great trust.
- Frances Frei: How to build (and rebuild) trust, TED Talk


신뢰와 더불어 개인적으로 너무 중요하다고 보는 리더십의 자질 하나는 바로 업무이해도이다. Micro-understand라는 표현은 2022년에 Harvard Business Review에 Raghu Krishnamoorthy의 “What Great Remote Managers Do Differently?”를 읽고 알게 되었는데 난 이 글을 읽고 유레카 순간을 경험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중간관리자란 바로 이거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우리 팀을 관리하면서 많이 실행하려고 노력했던 포인트들이 여기 정리되어 있었다. 여기서의 핵심은 부하 직원들이 원하는 관리자상은 결국 본인의 업무를 잘 이해하고, 문제해결을 도와주거나 방향성을 디테일하게 상의하고 제시해 줄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중간관리자 또는 상위 리더들이 하는 실수(라고 생각한다)는 업무 개입을 하지 않고 이 사항들은 부하직원이 하니 나는 큰 그림을 제시하고 그 방향성을 이끌어 나아가 주겠다고만 하는 것이다. 내가 모셨던 많은 상사들은 내가 하던 모든 일들을 토시 하나 놓치지 않고 이해하려고 했고, 그 끝에 내 의견을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방향성을 제시해 주거나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결론적으로는 관심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관심 있는 사람을 좋아하고 업무가 수월해질 수 있게끔 도와준다면 사랑하게 된다.


"Micro-understanding is about better integrating yourself into your team’s workflow and problem solving remotely. The micro-understanding manager can identify vulnerabilities and construct a radar for potential trouble spots. Micro-understanding is about trusting, but making sure there are no unanticipated bumps; delegating, but being there to keep workers from stumbling; and being flexible, but always heeding the warning signs." - 본문 中


글로 생각을 정리해 보니 보이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지도자는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세밀하고 섬세한 업무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또는 가지려는 노력을 하는) 자다. 좋은 리더십은 이 두 가지 자질만으로도 좋은 팀으로 발현이 되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분명 모든 지도자들, 그리고 다양한 직급에 있는 관리직들에게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모두가 가지고 있으면 좋은 자질들 아닐까? 세상에는 좋은 리더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일하는 것 또한 즐거울 수 있으니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다양한 자질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진정한 지도성은 관심에서 온다.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오늘도 普通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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