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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020] ‘가치’를 경영하라

조선일보 [실전MBA] 연재칼럼

[방구석5분혁신] #사례1. 경기도 양평, 어느 시장통에 있는 한 떡집은 2년 전 모 금융사의 지원으로 특별한 가게로 변신했다. 가게 이름부터 인테리어,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이 전수되었다. 현대카드가 진행하는 ‘드림실현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신세계 그룹은 경기도 광주시 경안천의 수질 개선과 생태공원 조성에 나섰다. 유통회사가 뜬금없이 웬 수질 개선이냐는 물음에 “환경개선이야말로 우리 고객을 위한 일이고, 기업이 더 큰 차원의 사회공헌을 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사례2. 어느 기업의, 임직원들을 위한 월례 명사 특강 현장. 그런데 자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제휴사, 파트너사 임직원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파트너사 임직원들에게까지 강연 현장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 것이다. 이른바 지혜의 나눔을 통한 상생 경영이다. 사무실에는 파트너사들을 위한 별도의 사무공간과 회의, 세미나 공간, 심지어 소지품 보관을 위한 라커까지 마련하여 언제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규모가 작은 파트너사들을 위해 인사, 세무, 법무 업무도 지원한다. 동부그룹의 IT솔루션 기업인 동부CNI 이야기다. 동부CNI는 고객지원팀이라는 별도의 조직까지 만들어 자사의 B2B파트너사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이미지 관리를 위한 생색내기 식의 동반성장이 아니라 혼자서는 멀리 갈 수 없다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에 진정성 어린 방점을 찍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금껏 매출에, 수익에 목을 매던 많은 기업들이 이제 동시대를 살아가는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99%가 아닌 1%에 속해 있다 여겨지던 이런 기업들-특히 대기업들-의 솔선수범은 우리 사회의 ‘사랑 온도’를 높여준다.


그러나 불편한 진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봉사 활동을 포함한 ‘사회책임경영(CSR :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나마 참여하는 기업들도 마치 밀린 세금 내듯이 마지못해 하고 있다는 게 봉사나 복지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 지금도 그들에게 ‘사회책임경영’은 남의 시선 때문에 등 떠밀려 해야 하는, 의례적인 행사인 것이다.


이 와중에 사회공헌활동도 중요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이른바 ‘공유가치경영(CSV : Creating Shared Value)’으로의 진화다. 기존의 ‘사회책임경영’이 기업의 사회공헌을 이익 창출과 무관한 ‘시혜’적 활동으로만 간주했던 것과는 달리 ‘공유가치경영‘은 사회 공헌을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로 인식한다. 기업의 이익인 경제적 가치와 공공의 이익인 사회적 가치를 별개가 아니라 하나의 틀로 보는 것이다. 예컨대 협력업체 직원들에 대한 교육 투자가 그렇다. 우리 회사 직원도 아닌, 협력업체 직원들을 위한 교육. 일견 쓸 데 없는 돈 낭비인 듯한 이런 활동을 통해 협력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부품과 자재의 품질이 올라가고 불량률도 낮아진다. 결과적으로 우리 회사의 수익률이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소상공인의 몰락, 자원의 고갈, 공해, 물 부족, 자연보호 등의 사회적 이슈들을 기업의 원가 상승 요인으로 인식하고 이를 줄이는 데 적극 나서는 게 바로 ‘공유가치경영’이다. ‘사회책임경영’의 ‘자본주의4.0’판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


마음에도 없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생색 내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 상생경영, 동반성장의 시대다. 기업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지혜롭게 조화시키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CSR(사회책임경영)은 잊어라, 이젠 CSV(공유가치경영)의 시대다.” 경쟁론과 기업 경영의 대가, 하버드대학교 마이클포터 교수의 말이다. 가치를 경영하라! ⓒ혁신가이드안병민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2/24/201402240427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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