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조선비즈 003-1] 예술 속 창의적 이종교배

조선일보 [실전MBA] 연재칼럼

*조선일보(20121018)에 실린 연재기획 <안병민의 실전MBA> 칼럼입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질적인 요소의 결합은 사실 예술 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시도됐고 이뤄져 왔다.

마르셀 뒤샹. 20세기 초반, 산업화가 만들어낸 대량 생산 시대의 현대미술은 그와 함께 시작됐다. 그가 1917년 뉴욕의 한 전시회에서 변기(便器)를 '샘'이라고 이름 붙이며 작품으로 내놓자, "이게 뭐야, 미쳤나? 이제 예술은 망했군"이라는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새로운 예술을 찾던 일군의 예술가들에게 그는 복음이 되었다. '어떤 대상을 평평한 캔버스 위에 재현하거나 혹은 인간의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식'으로만 알았던 기존 미술에 종언을 고한 것이다. 물질의 시대가 만들어낸 더러운 '변기'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라는 이질적인 요소의 결합! 그 생경함은 매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초현실주의 작가인 벨기에의 르네 마그리트는 또 어떤가. 중절모를 쓴 레인코트 차림의 신사들이 하늘에서 빗줄기처럼 떨어지는 듯한 그의 그림 '겨울비(Golconde)'는 이른바 데페이즈망(depaysement·낯섦이란 뜻의 프랑스어로 초현실주의 미술기법)의 대표작이다. 모순되거나 대립되는 요소들을 하나의 화폭에 담거나, 어떤 사물을 생각지도 못한 전혀 다른 배경 속에 배치함으로써 시각적 충격과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사람의 하반신에다 물고기의 상반신을 결합해 놓은 '집단적인 창안'도 같은 기법을 사용했다.

애플을 애플답게 하는 것은 기술뿐만 아니라 문학, 철학, 언어, 역사 등 인문학과의 결합이었다고 얘기했던 스티브 잡스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1 더하기 1은 2라는 뻔한 정답이 아니라 그 이상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융합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아마도 예술에 길을 물어야 할 것 같다. ⓒ보통마케터안병민


*조선일보 20121018 http://bit.ly/TvO8PV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조선비즈 003] 이종교배가 창의적 시너지 낳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