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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3 맨스플레인

여러 명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대화를 독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내용이 주옥같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하지만 서 푼의 가치도 없는 자기의 생각을 스스로의 존재감 부각을 위해 끊임없이 뱉어내는 사람을 보면 짜증을 넘어 안쓰러움이 밀려옵니다.


'맨스플레인'이란 말이 있습니다.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를 결합한 신조어입니다. 주로 남자가 여자에게, 듣는 사람이 설명하는 사람보다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한 채 가르치듯 설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슷한 예가 '올디스플레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가 많다며 젊은 혹은 어린 상대에게 마치 가르치듯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를 늘어놓는 겁니다. 두 경우 모두 스스로를 '왕따' 혹은 '꼰대'로 만드는 행동입니다. 모두가 꺼리고 피하는 민폐 캐릭터가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다른 사람들이 해당 주제에 대해 해당 얘기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거라면 그건 강의나 자문입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말을 아껴야 합니다. 대화는 열 개의 핀을 쓰러뜨리기 위해 혼자서 들입다 볼을 던지는 볼링이 아닙니다. 탁구 치듯 서로 즐겁게 주고 받는 게 대화입니다. 얘기를 나누고 있는 상대가 어느 순간 입을 닫고 있다면 나 혼자 일방적인 볼링을 치고 있다는 시그널입니다. 그럴 때 상대는 입뿐만 아니라 귀, 더 나아가 마음을 닫아 겁니다.


말은 할 때가 아니라 들을 때 남는 겁니다.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가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자녀들과의 대화 말입니다.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스스로 경계할 일입니다. 경청 또 경청해야 합니다. 세상에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차고도 넘칩니다. 반성해야겠습니다. ⓒ보통마케터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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