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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1 경영3.0

*[방구석 5분혁신-안병민TV] 저자가 직접 하는 <경영일탈> 해부 영상

https://youtu.be/5GGSI2qnKXk


시작은 경영학적 호기심이었습니다. '저렇게도 과연 경영이 가능한 걸까'라는. 하지만 그런 학문적 호기심은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종내 존경으로 바뀌었습니다. 여행박사 신창연 창업주, 그리고 졸저 <경영일탈>(bit.ly/kyungil)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년 5월 출간된 책인데, 그제였던가요, SBS다큐멘터리를 통해 '괴짜 사장'으로 소개되었기에 다시금 저도 파일을 뒤적여봅니다. '경일'이와 관련하여 진행되었던 소소한 인터뷰, 그 내용도 다시 읽어봅니다. 경영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슈입니다. 경영이 인문의 범주에 들 수 밖에 없음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경영을 그런 관점으로 바라보는 신창연 창업주는, 그래서 제 눈에는 '괴짜'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지극히 정상적인, 아니 참 훌륭한 기업가입니다. '일단 하자, 안 되면 말고' 라는, '내 길은 내가 만들며 가겠다'는 그런 도전과 열정의 기업가입니다.


"싫으나 좋으나 이제 또 하나의 주사위가 던져졌다. 시장은 늘 냉정하고 고객은 항상 옳다는 걸 알기에 힘 주어 맞서지 않으련다. 몸에 힘 빼고 바람에 달 가듯이 그저 흘러가련다. 창의경영, 유머경영, 괴짜경영, 펀경영, 무위경영, 무심경영으로 표현되는 여행박사. 아무쪼록 그 속살에 대한 거칠고 투박한 이 크로키가 독자 제위께 벼락 같은 영감을 선사하기만 바랄 뿐이다. 경영은 나만의 고유명사다!"



Q
직원에게 권한을 위임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닌 것도 같아요. 방식의 독특함은 있지만 '권한 위임' 그 자체만 본다면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권한 위엄에 주목한 이유는 뭐죠??


A
많은 기업들과 조직에서 '권한 위임'이란 말을 씁니다. 하지만 허울뿐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흉내만 내는 거지요. 중요한 건 권한 위임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니라 직원을 믿느냐 못 믿느냐에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을 못 믿습니다. 그래서 규정이 생겨나고 제도가 만들어지며 이른바 '관리'라는 걸 하는 겁니다. 그러니 직원들이 수동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는 거지요.


그런데 여행박사는 다릅니다. 니네가 함께 일할 사람을 니네가 뽑고 니네가 결정하라는 겁니다. 물론 여러 가지 시행착오에 따른 비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여행박사는 그런 비용조차도 수업료라 생각하는 겁니다. ‘일단 하자, 안 되면 말고’ 정신인데요, 저는 이걸 기업가 정신의 발로라 생각합니다.


Q
그런데 왜 하필 여행박사에 주목하신 거죠? 독특한 기업문화, 직원들을 위한 복지를 내세우는 기업들은 그간 종종 화제가 되어왔잖아요? 대표님이 여행박사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사실 복지제도가 뛰어나거나 나름 독특한 문화를 가진 기업들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거랑 전혀 딴판인 경우가 많습니다. 밖에서 보면 너무나 훌륭한 회사인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영 아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여행박사에 주목했던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신창연 창업주를 알게 되고 그를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없는 걸 있는 척, 아닌 걸 그런 척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겁니다. 성격 자체가 뭔가 거리낄 게 없는 스타일이랄까요. 그래서 더 궁금해졌습니다. 진짜 회사가 이렇게 운영되고 있을까 하고 말이지요.


Q
『경영 일탈, 정답은 많다』에 여행박사의 다양한 기업문화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만들 때 그 목적이 무엇이었다고 보시나요? 아주 영리하게, 그 숨은 의도가 드러나지 않게끔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면 그들이 조직에 충성하고 조직의 성장에 목숨을 건다, 뭐 이런 기대가 깔려 있지는 않았을까요?


A
책 속에서 경영1.0, 경영2.0, 경영3.0이란 저만의 개념으로 설명을 하긴 했는데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던 게 사실입니다. 신창연 창업주가 워낙에 영리한 분이시다 보니 사람의 마음을 사는 방법을 알고 있구나, 그래서 직원들이 이렇게 열심히들 일하는구나, 하고 말이지요.


무조건 열심히 일하라 채찍질하는 게 '경영1.0'이라면 이게 바로 '경영2.0'입니다. 채찍뿐만 아니라 당근이 곁들여진 일종의 유화책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이것도 1.0에 비하면 커다란 발전입니다. 하지만 신창연 창업주의 경영은 거기서 한 발짝 더 나간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주면 매출이 더 오르고 성과가 더 나겠지 하는 계산이 숨어 있는 게 아니란 겁니다.


Q
알기 어렵다는 '한 길 사람 속'을 신창연 창업주는 어떻게 알았을까?


A
내가 하기 싫은 건 직원에게도 강요하지 않고 그저 재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겁니다. 그랬더니 매출이나 성과는 따라오더라는 거지요. 이른바 '경영3.0' 개념입니다. 최근 『회사의 목적은 이익이 아니다 』란 책을 읽었는데요, 거기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회사의 목적은 직원들이 그들의 인생에서 승리자가 되도록 만들어주는 거라는 CEO의 말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Q
그러니까 어떤 목적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편견이라는 말씀인가요?


A
그렇지요. 경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전혀 다른 겁니다. 신창연 창업주의 경우, 돈을 벌려고 사업하는 게 아니라 세상에 없는 회사를 만들려고 사업하는 겁니다. 그러니 경영의 초점이 매출이나 이익에 있지 않은 거지요.

지금도 신창연 창업주는 그럽니다. 내가 지금이라도 채찍 휘두르면서 경영 일선에 나서면 매출이야 금세 더 오를 거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직원들의 재미와 행복은 뚝 떨어질 거다, 라고요. 신창연 창업주가 바라는 매출과 수익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매년 해오고 있는, 가족들과 함께하는 전직원 해외 워크숍을 지속할 수 있는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겁니다.


Q
여행박사 기사를 처음 접하신 뒤 우연히 당시 신창연 대표를 만났고, 여행박사에 관한 책을 써보자는 이야기가 오가자 여행박사 내부에 본인을 위한 책상을 만들어 달라고 하셨다면서요? 어떤 이유 때문이었나요?


A
신창연 창업주로부터 처음 책에 대한 제안을 받았을 때 회사 인트라넷을 다 열어주고 회사에 내 자리도 만들어 달라, 회사 안으로 들어가 속살을 들여다보게 해달라, 라고 요구했습니다. 단지 수박 겉핥기 식의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이 없었던 거지요.


그런데 그런 저의 이야기에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겠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내심 깜짝 놀랐던 대목이기도 합니다. 깔 거 다 깔 테니 털 거 다 털어보라는 거지요. ㅎㅎ


*인터뷰 전문 보기 : https://brunch.co.kr/@botongmarketer/119


*2016년 7월 7일 여행박사 사옥 대강당에서 진행되었던 <경영일탈-재미나눔 저자 특강> 2부 요약스케치 영상 하나 공유합니다. 저와 신창연 대표님의 얘기들이 재미있게 교차편집된 영상입니다^^.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 관리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 활동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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