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한달음에 훅, 달려왔던 그날도 봄이었다.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미래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알파고 얘기다. 신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바둑. 바둑만큼은 인간이 한 수 위라 생각했던 우리. 오산이었다. 바둑은 361개의 착점에 놓은 돌로 승부를 가르는, 계산과 수리의 영역이었다. 인간이 ‘초울트라파워 계산기계’ 인공지능에게 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예상을 뒤엎은 패배에 비관적 공포가 세상을 뒤덮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 하나. 인공지능은 무소불위의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니라는 거다. 빅데이터를 연료 삼아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수행하는 효율적 도구일 뿐. 요컨대 알파고의 승리는 빅데이터에 빚진 바 크다.
과학연구의 추론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연역법과 귀납법이다. 논리적 필연에 따라 주어진 전제로부터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연역법이다. 반면 귀납법은 구체적이고 특수한 사실을 종합하여 그로부터 일반적인 원리를 이끌어 내는 방식이다. 보편적 명제를 전제로 결론을 도출하는, ‘위에서 아래로의’ 추론이 연역이라면, 개별 사례 분석을 통해 결론에 이르는, ‘아래에서 위로의’ 추론이 귀납인 거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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