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숨은혁신찾기] 낯선 시도가 쌓여 고수가 된다

*저자가 직접 하는 저서 대해부-'숨은 혁신 찾기' 편 (방구석 5분혁신-안병민TV)

https://youtu.be/aJU6dM5JiK0



혁신가이드 안병민의 네 번째 저서 <숨은 혁신 찾기>(bit.ly/숨은혁신찾기) 맺음말입니다.

1

무대 위 연단에서 한 젊은 CEO의 발표가 한창입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세상에 도전장을 던진 창업 분투기입니다. 요즘 흔한 여느 스타트업 관련 모임인가 했는데, 아닙니다. 좀 더 귀를 기울여보니 놀랍게도 발표자는 변호사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참석한 대부분 사람들 또한 변호사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날의 모임 주제는 ‘스타트업하는 변호사들’입니다. 말 그대로 스타트업에 뛰어든 변호사, 스타트업처럼 일하는 변호사, 스타트업에 관심 많은 변호사들이 모여 ‘스타트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상의 변화와 각자의 혁신 노력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변호사 검색서비스’ 업체를 경영하는 변호사, ‘스타트업 협업 공간’을 운영하는 변호사, 드론 전문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변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흔히들 변호사 하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아니,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한민국에 1만 번째 변호사가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딱 100년입니다. 2만 번째 변호사는 그로부터 8년 만에 나왔고, 3만 번째는 5년 만에 배출되었습니다. 한 해 근 2,000명씩 새로운 변호사가 사회로 쏟아져 나옵니다. 최근 변호사 업계를 관통하는 화두가 ‘생존’일 수밖에 없는 배경입니다. 그럼에도 법이라는 보수적 분야를 다루어서인지 눈에 띄는 혁신은 그동안 찾기 힘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태풍이 법률서비스 분야만 비껴갈 리 없습니다. 기업가정신과 열정으로 충만한 젊은 변호사들의 혁신 도전이 시작된 배경입니다.


2

방송사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TV 시청률이 날개를 잃은 듯 추락하는 요즘입니다. TV를 보지 않는 사람들, 이들의 손에는 TV 리모콘 대신 스마트폰이 들려 있습니다. 로컬미디어의 쇠락입니다. 그 빈자리를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미디어들이 채웁니다. ‘시청률 반토막, 지상파의 추락’이라는 엄혹한 현실이 지상파 방송사에 닥친 겁니다.


“임직원 1,700명의 지상파 방송사가 여섯 살 이보람 양의 유튜브 방송과 광고 매출이 비슷해졌으니 이는 MBC의 경영 위기가 아니라 생존 위기”라는 진단이 나온 건 MBC 내부에서였습니다. 비단 MBC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상파 방송사 전체의 위기입니다.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하고 안일한 대응으로 지금껏 불씨를 키워온 결과입니다. 그 불씨가 거대한 화마가 되어 집 안 전체를 활활 태우려고 혀를 날름거립니다. 그럼에도 혁신은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미래를 향해 ‘날아가고’ 있는데, 과거의 영화에 취해 ‘누워 있는’ 격입니다. ‘나눠주기’, ‘돌려막기’, ‘공동수상’, ‘집안 잔치’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구태의연한 각종 연말 시상식이 이를 웅변합니다.


3

개구리는 날아다니는 파리를 눈 깜짝할 새에 혀로 잡아챕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따라 하기 힘든 능력입니다. 자신의 능력에 감탄한 개구리는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를 ‘고수’라 착각하며 자만합니다. 고수에 대한 오해에서 생겨나는 일입니다. 고수는 ‘퇴적된 꼰대’와는 다릅니다. 오랜 세월 반복을 통해 만들어진 단순한 능숙함을 퇴적이라고 한다면, 고수는 매번 다른 방법을 시도합니다. 같은 걸 오래해서 익숙해지는 게 아닙니다. 매번 낯선 시도를 통해 성장하는 겁니다.


외국의 최신 음악 경향을 놓치지 않으려고 지금도 차 안에서는 자나 깨나 AFNAmerican Forces Network 방송을 듣는다는 데뷔 50년 차 국민 가수 조용필 씨는 고수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한 부단한 ‘자기갱신’의 노력 덕분입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콘서트를 열며 창법도 주법도 다 바꾸었다는 불세출의 로커 신중현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수란 이런 겁니다. 답습을 넘어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고수인 겁니다.


4

21세기의 기업 경영은 20세기 때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초경쟁’ 때문입니다. ‘초경쟁’은 단순히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경쟁의 본질이 바뀌었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실제 각종 데이터들을 보면 기업 수명이 점차 짧아지고 있습니다. 10년을 버티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망하는 기업들이 일을 못해서 망하는 걸까요? 물론 그런 이유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급속한 산업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서입니다. 적자생존.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습니다. 변화에 뒤처지면 죽는 겁니다. 나의 비즈니스가 5년 뒤, 10년 뒤에도 계속 유효할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닥치면 이미 늦은 겁니다. 생존 가능 여부는 혁신에 달렸습니다.


“과거에는 혁신을 모험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혁신하지 않는 것이 모험이다.” 상시적 혁신을 강조한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말입니다.


5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혼돈의 세상입니다. 과거와 결별해야 합니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습니다.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어서입니다. 예전의 성공 경험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안주의 끝은 나락입니다.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공이 이루어지면 거기 머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경험의 감옥에 갇혀서는 안 됩니다. 혁신만이 살 길입니다. ‘혁신하지’ 않는 이에게 남는 선택은 ‘혁신당하는’ 겁니다. 혁신의 주체가 될지, 혁신의 대상이 될지는 각자의 선택입니다.

전작 《마케팅 리스타트》로 마케팅 혁신을, 《경영일탈, 정답은 많다》로 리더십과 조직문화 혁신을, 《그래서 캐주얼》로 내 삶의 경영혁신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혁신을 빚어내는 지혜와 전략, 창의와 통찰, 본질과 철학을 담은 이 책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부족하나마 독자 제위의 일과 삶의 똘똘한 지침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영혁신을 쓰고 말하는 혁신가이드로서 품은 작은 소망입니다. 기꺼이 혁신하시길요. 그뿐입니다.


2020 새봄을 맞으며


-혁신가이드 안병민 드림-


*인디캣님이 만들어주신 <숨은혁신찾기> 리뷰 영상


*글쓴이 안병민 대표(fb.com/minoppa)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헬싱키경제대학원 MBA를 마쳤다. (주)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주)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주) 마케팅본부를 거쳐 (주)휴넷의 마케팅이사(CMO)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리스타트>, <경영일탈-정답은많다>,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혁신가이드안병민TV>를 운영하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가는 도전의 과정"이라 강조한다. 


bit.ly/숨은혁신찾기



매거진의 이전글 [숨은혁신찾기] ‘저기 멀리’가 아닌 ‘지금 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