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마케터 안병민의 [그 사람 그의 말] 019
“남편이 정책선거만 하겠다고 했으니 제가 따로 할 게 없었다. 내게 정책집 한 묶음을 가져다 주긴 했지만 오·탈자나 항목 순서 틀린 것만 바로잡아줬고 내용은 ‘터치’ 안 했다. 주변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바빴던 줄 알더라. 아침에 밥이나 챙겨 먹여 보내고 그랬다. 이미지 선거와 정책선거의 차이? 정책선거는 말 그대로 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거다. 이미지는 다니면서 좋은 이미지 심어주는 것이고. 생각해봐라. 전국에 트럭 세워놓고 노래 틀고 운동원을 동원하는 데만 수십억 원 가까이 든다. 천문학적인 돈이다. 노래 틀어놓는다고 표를 주는, 우리 국민이 그런 수준인가. 그게 과연 필요한가. 법정 선거비용 한도가 최대 500억 원이 넘는다. 정당에 주는 비용도 있다. 1000억 원도 넘을 것 같다. 이런 선거를 계속할 것인가. 남편이 이번에 뭔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했고, 분명히 밑거름이 됐을 거다.”
지난 18대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강지원 변호사의 부인인 김영란 전 대법관의 말입니다. 대법관 퇴임 후 다음 자리로 로펌이 아니라 학교를 택해 잔잔한 울림을 줬던 그녀. 이후 그는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되었습니다. 그러나 임기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지는 못 했습니다. 남편의 대통령 출마와 함께 사표를 냈지요. 정무직은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함께 하며 일을 해나가는 자리라면서요. 임기가 1년도 넘게 남아있던 참이었습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그리고 진정성! 강지원, 김영란 부부를 보면서 곱씹어 보게 되는 단어입니다. ⓒ보통마케터안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