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아들에게 아빠가 띄우는 편지]
어제는 네가 보낸 소포를 받았다. 네가 입고 간 옷과 운동화가 들어있는 그 박스 말이다. 예전엔 아들 입대할 때 한번 울고, 그 소포를 받으면 또 한번 운다 했는데. 그래도 사진을 통해 너의 밝은 모습을 봐서인지 아빠나 엄마나 눈물까진 흘리지 않았다. 그만큼 너에 대한 믿음이 크단 얘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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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을 함께 넣었더구나. 네가 쓴 편지와 그림, 그리고 손수건까지. 그리 길지 않은 편지였건만 네 마음이 느껴지더라. 읽고 또 읽었다. 오래도록 기억하려 사진으로도 찍어두었다. 네가 그린 그림까지도. 예전에도 그랬지만 가족 하나하나의 특징들을 잘 잡아 그렸더구나. 그런데 이걸 어쩌지? 아빠는 머리를 길렀고, 네 동생은 머리를 잘랐단다. 다음에 그릴 때에는 반영을 해야겠더라. 네가 써놓은 것처럼 행복한 우리 가족, 그래, 그렇게 살자. 아빠도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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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소식이 궁금하다고? 30년 전 훈련소 때의 아빠도 그랬다. 약간의 '활자 중독'이 있던 아빠는, 미치겠더구나. 조교 사무실 책상 위에 있던 <리더스 다이제스트> 잡지 중 한 페이지를 몰래 찢어 나왔다. 그 페이지를 종이가 닳도록 읽고 또 읽었다. 다른 사람 있는 데선 읽을 수가 없으니 화장실을 갈 때마다 문을 걸어 잠그고 읽었다. 네 말에 문득 옛날 그 생각이 나더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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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는 뭐니뭐니해도 '챗GPT'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회사 '오픈AI'라는 곳에서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이야.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인데, 사람의 다양한 질문에 답을 해주는 녀석이지. 그런데 이 녀석 답변이 간단치가 않다. 미국 MBA 기말고사 질문에 B학점 수준의 답변을 했다는구나. 미국 의사면허시험도 통과할 수준이라니 대단한 녀석이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 녀석이랑 대화를 주고 받느라 세상이 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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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질문을 던졌다. “군대 간 아들이 보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편지나 전화를 통해 자주 연락하고, 일과 취미 활동을 통해 다른 일에 집중해 보라는구나. 아들을 군대에 보낸 다른 가족과의 만남도 추천하고. 가능하다면 면회를 가보는 건 어떠냔다. 그리고 나 스스로를 잘 챙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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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상에 있는 모든 문장들을 기계적으로 수집, 분석, 가공, 편집하여 내놓는 답변이지만 이 정도면 꽤나 쓸모가 많겠다. 궁금한 게 있으면 검색을 하던 사람들이 앞으로는 인공지능에게 말로 물어볼 듯. 검색의 종말을 얘기하는 이유다. 물론 웹 상의 검증되지 않은 얘기들도 다 긁어오기에 이 녀석이 하는 말이 모두 진실은 아닐 수 있다. 거기에 우리 인간의 역할이 또 필요하겠지. 암튼, 시시각각 변해가는 세상이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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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많이 풀렸다. 가벼운 외투로도 그리 추운 줄을 모르겠다. 네가 있는 거긴 어떤지 모르겠구나. 차갑진 않았으면 좋겠지만 아빠도 경험해보니 군복을 입고 있으면 그 놈의 겨울이 참 길더라. 그래도 그깟 겨울, 종국에는 끝이 나고 만다. 우리에겐 봄이 있으니 말이다. 몸과 맘, 늘 건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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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생각하면 늘 마음 든든한 아빠가 띄운다. 2023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