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5분혁신. AI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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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조건에 따라 전기가 흐르기도 하고 안 흐르기도 하는 실리콘 같은 물질임. 요즘은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을 뜻하는 말로 많이 쓰임.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뉨.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 비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 처리 및 연산을 담당함. 비메모리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 로직 반도체라고도 불림.
메모리 반도체는 다시 단기 기억(D램)과 장기 기억(낸드플래시)으로 나뉨. 비메모리 반도체는 훨씬 더 다양함. 데이터를 처리하는 CPU(중앙 처리 장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그래픽을 처리하는 GPU(그래픽 처리 장치)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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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GPU는 게임이나 동영상에서 더 좋은 그래픽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반도체였음. 그런데 GPU가 AI를 구동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는 점이 드러남. GPU는 계산 속도가 매우 빠름. AI가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는 데 유리함. GPU를 가장 잘 만드는 회사가 바로 NVIDIA임. 특히 '쿠다(CUDA)'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개발했는데, AI 프로그래머들이 주로 사용하는 언어가 됐음.
GPU를 설계해서 다른 회사에 생산을 맡기는 NVIDIA 같은 회사를 팹리스라고 부름. 반면,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실제로 만드는 회사를 파운드리라고 함. 대표적인 파운드리 회사가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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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만으로는 AI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음. AI가 빠르게 학습하려면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꺼낼 수 있는 반도체가 필요함. 그게 바로 HBM임. HBM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GPU에 전달해 AI의 연산 속도와 학습 속도를 높여줌. 데이터가 빠르게 전달되지 않으면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데, HBM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줌. 그래서 HBM이 들어간 GPU 반도체 세트를 'AI 가속기'라고 부름.
HBM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인 D램에 데이터 '도로'(TSV)를 만들어 데이터가 빠르게 오가게 하는 거임. 일반 D램의 '도로'가 32~64차선이라면, HBM은 1024차선 이상으로 확대한 거라고 보면 됨. 그리고 이런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서 AI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쉽게 오가게 만듦.
2013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후 HBM은 계속 발전해 왔음. 특히 2020년 AI 시대가 열리자, HBM도 빠르게 발전함.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 최고 12단 'HBM3E'를 양산할 계획임. 또한, GPU 옆에 HBM을 배치하던 기존 방식 대신 HBM 아래 간단한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를 놓는 HBM4 양산도 준비 중임.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의 거리를 줄여 데이터 운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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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시장에서 HBM의 중요성이 커진 것은 한국 기업들에 좋은 소식임. SK하이닉스는 HBM을 처음 개발한 회사임. 하지만 HBM4용 베이스 다이를 혼자서 만들 수 없다는 문제가 있음. 파운드리가 없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을 만들어 TSMC로 공급하고, TSMC가 이를 받아 GPU와 결합. 그러나 이제 TSMC가 HBM 제조 단계까지 진출하려고 함.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설계·제조와 파운드리를 모두 운영해 GPU부터 HBM까지 모두 만들 수 있음.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반도체를 일부 주문받기도 했음. 그러나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의 협력에 맞서 이길 수 있을지가 관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