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마케터 안병민의 [그 사람 그의 말] 028
"당연합니다. 특히 고전음악은 당대의 미술, 문학, 건축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인문학적 소양이 필수적이에요. 인문학을 이해하면 음악을 해석하는 능력이 달라집니다. 해석이 안되면 음악가가 아니고 그냥 '쟁이'일 뿐이에요. 말러 교향곡 8번 2부가 파우스트입니다. 그걸 연주하려면 파우스트를 읽어야 하는 거죠. 종교개혁을 모르면 바그너 5번을 연주할 수 없는 것과 똑같아요. 연주자의 인품과 성장배경도 모두 소리로 나타납니다. 그게 바로 장인(匠人)과 테크니션의 차이입니다."
좋은 음악을 하려면 좋은 책을 읽어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임헌정 교수님의 대답입니다. 임헌정 교수님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무려 25년간 부천시향의 지휘자를 맡아 서울시향, KBS 교향악단과 함께 부천시향을 ‘한국 3대 오케스트라’로 키워내신 분인데요. 이 분이 이야기하는 장인과 테크니션의 차이. 결국은 사람에 대한 이해입니다. 문학, 역사, 철학, 예술, 종교. 이른바 '문사철예종'. 이 모든 것들이 오롯이 ‘사람’을 향하고 오롯이 '사람'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테크니션이 아닌 장인이 명작을 만들듯 명품 삶을 빚으려면 역시 관건은 사람, 즉 인문학에 대한 이해가 되겠네요. ⓒ보통마케터안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