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5분혁신.안병민의 AI로운 아빠생활]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AI로 가족의 일과 삶을 행복으로 채우는 어느 아빠의 실험기. 딸 시우는 여섯 살, 호기심 대마왕. 아내 서윤은 42세, 한 패션 브랜드의, 야근 많은 마케팅 팀장. 그리고 나는 40세 동화작가이자 콘텐츠 기획자. 본 연재 <AI로운 아빠생활>은 AI라는 똘똘한 비서와 함께, 딸의 상상력을 키우고 아내의 하루를 덜어주며, 가족의 일상을 작은 행복으로 채우려는 한 아빠의, 엉뚱하고 다정한 실험 기록이다. 과연 '나' 시우아빠는 AI로 더 좋은 아빠, 더 든든한 남편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유니콘이 있냐고?” 여섯 살 딸 시우가 물었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하루 종일 원고 마감과 저녁 반찬 고민으로 꽉 찬 머리에, 갑자기 유니콘이라니. 나는 동화책을 만드는 사람이다. 아이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직업 삼는 사람. 그런데 정작 내 아이의 질문 앞에선 가장 재미없는 대답을 내놓고 말았다.
“음… 유니콘은 그냥 이야기책에 나오는 거야.” 딸 얼굴에 실망감이 묻어났다. 누군가의 상상에 불을 붙여야 하는 내가, 내 아이의 상상에 찬물을 끼얹다니. 동화 작가로서, 아빠로서 그날은 완패였다.
밤이 되자, 시우는 금세 잠들었다. 옆에 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러다 문득 ‘AI’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사실 나는 AI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차갑고 계산적인 기계. 창의나 감성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여겼다. 적어도 '유니콘' 같은 존재를 다룰 수 있는 도구는 아니라고.
그래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손해 볼 건 없으니까. 노트북을 켜고, 요즘 다들 쓴다는 이미지 생성 AI 사이트에 접속했다. 조심스럽게 입력했다. ‘해 질 녘 한강공원에서 물을 마시는, 사실적인 스타일의 유니콘’
몇 초 후, 모니터에 나타난 이미지를, 나는, 오랫동안, 바라봤다. 정말, 유니콘이 있었다. 노을빛에 반짝이는 뿔을 가진 유니콘이, 물결이 부서지는 강가에 서 있었다. 마치 실제 풍경처럼. 어딘가 벅차고, 어딘가 당황스러웠다. 그저 수많은 데이터를 조합해 만들어낸 이미지일 뿐인데. 그런데, 그런데 왜 뭔가 뭉클하지?
생각해보니, AI는 정답을 알려주는 척척박사가 아니었다. 막연한 상상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바꿔주는 유능한 비서에 가까웠다. ‘AI가 대단한 게 아니라, AI에게 질문할 수 있는 나의 상상력이 대단해지는 거구나.’
다음 날 아침, 시우에게 그 이미지를 보여줬다. 아이의 눈이 우주처럼 커졌다. “아빠! 유니콘이 진짜 있었네? 아빠가 불렀어?”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응, 시우 보여주려고 잠깐 불렀지.”
그날 밤, 잠든 시우 얼굴을 보며 결심했다. 이 똘똘한 ‘비서’를 나 혼자만 쓰지 않겠다고. 시우의 상상을 지켜준 것처럼, 아내의 고민도 덜어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AI는 차가운 기술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내가 꺼낸 두 번째 연필이었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나의 작고 진지한 AI 실험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 칼럼은 IT 기술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다. 한 평범한 아빠가, AI라는 낯선 도구를 이용해 가족의 일과 삶을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게 만들려는 고군분투의 기록이다. 과연 나는 AI로 더 좋은 아빠, 더 나은 남편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 펼쳐질 ‘우리 가족 행복 실험기’에, 독자들을 조심스럽게 초대한다. 요즘 말로, '많관부'다.
▶ 시우 아빠의 슬기로운 AI 활용법: ①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이미지 AI 주문법
이미지 생성 AI(예: 미드저니, 구글 ImageFX, Ideogram 등)는 단어를 입력하면 곧바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대충 던진 말엔, 대충 만든 그림이 돌아온다. ‘유니콘’만 입력하면 뻔한 판타지 캐릭터가 나온다. 그러니 이렇게 입력해보자.
*“in the style of a Pixar animation(픽사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a realistic photograph taken at sunset(해 질 녘에 찍은 사실적인 사진처럼)”
*“a children’s book illustration, watercolor style(수채화 느낌의 동화책 삽화 스타일로)”
스타일을 함께 지시하면, 이미지의 분위기와 감정이 달라진다. 이미지를 ‘요청’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디렉팅’하는 창작자가 되어야 한다. AI를 내 상상의 파트너로 만드는 첫 번째 방법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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