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이드안병민의 AI너머]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정보는 넘치고 시간은 부족한데 결과물은 늘 똑같다. 리포트 쓰다 밤새고, 발표 준비에 허덕여도 남는 건 허무함뿐이다. 문제는 능력이 아니라 방식이다. AI는 그 방식을 근본부터 바꿔주는 게임 체인저다. 검색, 정리, 학습, 발표까지 연결된 AI 워크플로우만 제대로 익혀도 학습 효과는 100배로 뛴다. 단순한 도구 소개가 아니다. 초심자를 위한 실전형 사고 설계 가이드다. 이 가이드 하나면 나도 AI 시대의 스마트한 '지식 프로듀서'가 될 수 있다.
1단계: 검색의 질문부터 바꿔라 – 퍼플렉시티의 정답형 탐색
우리가 알던 '검색'의 시대는 끝났다. 수십 개의 링크를 열어보며 원하는 정보를 찾아 헤매는 비효율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다. 이제는 'AI 앤서 엔진' 퍼플렉시티(Perplexity)로 시작한다. 퍼플렉시티는 단순히 링크를 나열하지 않는다.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웹의 최신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하나의 요약된 '답변'으로 생성해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출처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네이처 같은 검증된 자료를 기반으로 번호를 붙여 정리된 형태로 보여준다. 핵심은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다. 예를 들어 ‘양자컴퓨팅’을 검색하고 싶다면, 그냥 개념을 묻지 말고 이렇게 접근한다. “양자컴퓨팅 기술의 상용화 현황과 주요 기업의 최신 연구 동향을 5가지로 요약해줘.” 이렇게 맥락과 형식을 정해주면 AI는 전문가처럼 요약해준다. 단순히 정보를 찾는 게 아니라, 질문을 정제하는 연습 자체가 사고를 깊게 만든다. 퍼플렉시티는 탐색의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정보의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 이렇게 퍼플렉시티를 통해 날것의 정보가 아닌, 1차로 정제되고 검증된 핵심 자료들을 확보하는 것이 모든 과정의 첫 단추다.
2단계: 수집한 자료는 AI 두뇌에 넣어라 – 노트북LM의 개인화 지식 베이스
자료를 찾았다고 끝이 아니다. 링크만 모아두면 쓸모 없다. 노트북LM(NotebookLM)은 수집한 자료를 나만의 AI가 학습하게 만드는 도구다. PDF, 웹문서, 리포트 등을 업로드하면 이걸 기반으로 AI가 질문에 답하고 내용을 요약해준다. 핵심 기술은 RAG다. 검색증강생성(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쉽게 말해, AI가 인터넷 전체를 떠도는 게 아니라 내가 제공한 자료 안에서만 정보를 검색(Retrieval)하고 답을 만든다(Generation). 마치 AI에게 오픈북 테스트를 시키는 셈이다. 환각(Hallucination)을 최소화하고, 내가 수집한 신뢰 자료를 바탕으로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전자 보고서를 넣으면 삼성 전문가가 되는 셈이다. 자료가 연결되고, 내 문제의식에 맞춰 재구성되기 시작한다. 노트북LM이라는 지능형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살아 숨 쉬는 거다. 이게 바로 개인화된 AI 두뇌다.
3단계: 자동 요약은 기본 – 지식 구조화의 시작, 스튜디오 기능
노트북LM의 스튜디오는 학습 자료를 구조화하는 데 최적화된 기능이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논문 다섯 개를 넣었다고 해보자. '브리핑 문서' 버튼을 누르면, AI는 5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주장, 공통된 시사점, 그리고 각 논문의 고유한 관점을 종합한 하나의 보고서를 생성한다. 단순히 각 논문을 요약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FAQ'를 클릭하면, 이 자료들을 기반으로 나올 수 있는 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 목록을 뽑아준다. 발표 준비에 더할 나위 없이 유용하다. '학습 가이드' 기능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자료들에 나오는 핵심 용어(예: 큐비트, 양자 얽힘, 중첩) 리스트와 그 정의를 당신이 올린 자료에 근거해 정리해준다. AI가 과외 선생님이 되는 셈이다. ‘AI 오디오 오버뷰’는 이 모든 내용을 두 명의 AI가 대화하듯 설명하는 팟캐스트로 변환해준다. 출퇴근길에도 반복해서 들으면 학습 효과는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4단계: 초안은 AI와 함께 짜라 – 대화로 정리하는 창작 파트너십
정리된 정보를 바탕으로 글을 써야 할 때, 노트북LM의 채팅창은 브레인스토밍 공간이 된다. 핵심은 프롬프트다. 단순히 “글 써줘”가 아니라 역할과 목적을 명확히 지정해야 한다. “너는 IT 전문 칼럼니스트야. 내가 올린 자료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팅이 바꿀 미래 산업 3가지’라는 글을 써줘. 독자는 IT 비전공자야. 쉬운 비유를 써줘. 서론-본론-결론 구조로 짜줘.”
AI가 내가 업로드한 신뢰도 높은 자료에 기반하여 순식간에 논리적인 초안을 만들어낼 것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결과물을 다듬어 나간다. “결론이 너무 건조해. 희망적인 비전으로 마무리해줘.” “각 본론에 기업 사례 하나씩 추가해줘.” 이런 지적 티키타카를 통해 초안은 점점 더 정교하고 완성도 높은 글로 발전한다.
5단계: 슬라이드는 설계도로 만든다 – 발표는 시나리오 싸움이다
완벽한 원고가 준비됐다면, 마지막 단계는 발표 자료 제작이다. 더 이상 파워포인트나 키노트의 빈 화면 앞에서 막막해할 필요가 없다. 젠스파크(GenSpark), 감마(Gamma), 타일로(Tome) 같은 AI 슬라이드 생성기가 당신의 시간을 아껴준다. 내용을 입력하면 AI가 원고의 구조를 순식간에 분석해, 제목, 소제목, 본문, 핵심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레이아웃에 맞춰 자동으로 배치한다. 단 몇 분 만에, 디자인 전문가가 만든 것처럼 세련된 발표 자료 초안이 눈앞에 펼쳐진다.
핵심은 원고를 ‘슬라이드용 구조’로 바꾸는 설계다. 가장 빠른 방법은 원고를 그대로 붙여넣는 것이지만, 진짜 효과적인 방법은 따로 있다. 원고를 AI에게 ‘발표용 스크립트’로 다시 짜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한다. “너는 프레젠테이션 기획자야. 방금 내가 완성한 원고를 바탕으로 총 12장의 슬라이드 스크립트를 만들어줘. 슬라이드 제목 / 발표 핵심 문장 3줄 / 추천 이미지 이렇게 정리해줘. 독자는 비전공자니까 쉬운 표현 써줘.” 이렇게 만들면 발표자의 의도가 100% 반영된 완성도 높은 설계도가 된다. AI는 이걸 기반으로 각 슬라이드의 제목과 텍스트를 배치하고, 제안된 아이디어에 맞춰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찾아준다. 나의 의도가 100% 반영된, 논리적으로 완벽하고 시각적으로도 뛰어난 발표 자료가 탄생한다.
발표자는 더 이상 슬라이드 디자인에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 AI가 생성한 내용이 원고의 의도와 일치하는지 최종 확인하고, 완성된 슬라이드를 보며 발표 동선을 머릿속에 그리는 데 집중하면 된다.
AI는 도구일 뿐, 핵심은 사고 설계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얻는 건 자료도, 초안도 아니다. 사고의 흐름이다. AI는 정리해주고, 요약해주고, 만들어준다. 하지만 그걸 엮는 건 결국 사용자다. 퍼플렉시티로 탐색하고, 노트북LM으로 정리하고, AI 슬라이드로 시각화하면 하나의 학습 파이프라인이 완성된다.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질문을 정의하고, 구조를 만들고, 결과를 연출하는 힘이다.
이 워크플로우는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기술이 아니다. 학습의 패러다임을 뿌리부터 바꾸는 전략이다. 수동적으로 정보를 읽고 소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와 대화하고, 재구성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창조하는 능동적 학습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AI는 단순한 비서가 아니다. 지식 생산자의 날개다. 지금 필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그 도구를 엮는 나의 질문과 프레임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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