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5분혁신.질문인간]
1. AI와 일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분명해지는 사실이 있다. 결과물을 '생성'하는 비용은 이제 0에 수렴한다. 초안은 순식간에 나온다. 하지만 내 에너지가 온전히 투입되는 건 그 이후, 검증과 편집의 시간이다.
2. AI가 내놓은 결과물은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멍 투성이다. 팩트는 미묘하게 어긋나 있고, 문맥은 뚝뚝 끊기며, 의도했던 뉘앙스는 온데간데없다. AI가 던져놓은 날것의 벽돌들을 하나하나 두드려보고, 수직과 수평을 다시 맞추고, 시멘트를 다시 바르는 과정. 결국 내 시간과 리소스가 온전히 투입되는 지점은 생성이 아니다. 그 이후의 검증과 수정, 보완과 편집이다.
3. 이 과정은 흔히 말하는 석공의 인내와 닮았다. 하지만 단순히 지루함을 견디는 끈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돌을 쪼는 망치질 횟수보다 중요한 건, 어디를 쳐내고 어디를 남길지 아는 안목이다.
4. AI가 뱉어낸 그럴듯한 문장 속에서 교묘한 오류를 잡아내는 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다. 밋밋한 논리를 입체적으로 다시 세우는 건 '사고의 깊이'다. 전체 맥락을 조망하며 최적의 방향으로 틀 수 있는 건 '시선의 높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고칠 수 있다.
5. 내가 가진 역량의 높이가 결국 결과물의 퀄리티를 결정한다. 잡지의 수준은 원고의 양에 있지 않다. 편집장의 안목이 관건이다. AI가 빚어낸 결과물의 높이는, 정확히 '나'의 눈높이에서 멈춘다. ⓒ혁신가이드안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