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은 걸 다 봐야 하나요? "네!"

일곱 번째 쏙(XXOX). 콘텐츠 기획자는 할 일이 많습니다

by 장아무개

*들어가기 앞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쏙(XXOX)은 소셜 채널은 운영하다 콘텐츠로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가는 한 대행사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전문적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기업에게는 다소 유치해 보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의 일입니다.

회사 직원(기획자)이 인터뷰 촬영을 다녀와서 바로 영상 원본을 편집자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는 편집자에게 전체 영상을 보고 필요한 부분만 잘라서 연결하는 컷편집을 당당하게 요청했고, 기획자는 편집자가 컷편집한 영상을 보고 구성안을 정리하는 순서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기획자인 직원의 생각은, 일일이 영상을 확인하고 필요한 컷을 정리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영상편집자가 편집을 하려면 영상 내용을 알아야 하니, 겸사겸사 컷편집을 진행할 수도 있겠다는 것. 어쩌면, 이러한 프로세스로 업무를 진행하는 기업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업무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말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분명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선, 영상편집자가 인터뷰 촬영 시 참석하지 않아 영상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기획자는 편집자에게 컷편집을 요청했습니다. 영상을 전부 보면 이해할 테니 괜찮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영상편집자가 과연 기획자만큼 중요한 포인트를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요? 그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편집자에 의해 사라진 영상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실제로 콘텐츠를 만들다 보면 제대로 기획하고 구성안을 잡은 경우에도 현장에서 예상치 못하게 촬영한 소재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영상 콘텐츠를 시작할 때부터 모든 영상은 기획자가 보고 구성안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직원이 말합니다. "그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데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소요되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이 '퀄리티'입니다. 물론 일정에 맞춰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너무 일정만 생각하면 효율에 몰입해 중요한 콘텐츠를 놓쳐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의 대답은 "당연히 모두 확인해야 한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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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촬영을 1시간 하면, 영상을 확인하는데 1시간 이상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그걸 다시 구성안으로 잡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요즘 예능프로그램을 보면 카메라가 수십 대에 달합니다. 각각의 카메라가 촬영한 분량을 모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모두 확인하고, 그 안에서 '우연히' 촬영한 소스를 발견해 영상에 담아냅니다. 이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영상 원본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편집자에게 컷편집을 맡기진 않겠죠. 저는 전문 영상 프로덕션에서 업무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업무 프로세스를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촬영이 3시간 이내에서 마무리되는 회사라면 기획자가 영상을 모두 확인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업무의 효율성을 강조하다 보면 이러한 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기에, 때로는 무식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과정을 밟아가야 합니다. 앞서 '우연히 촬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사실 '우연'은 갑작스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준비하고, 기획하고, 구성하고, 실행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모여야 '우연'을 발견하고, 우연에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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