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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아무개 Oct 17. 2021

퇴사 한다는 직원에게 해준 말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내가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보다는 다른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 모습을 보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직장생활 연차가 많아지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퇴사를 고민하는 또는 결심한 직원들과 면담을 종종하게 됩니다. 면담이라는 공식적인 자리를 가지기 전에 개인적으로 와서 먼저 이야기를 거내는 친구들도 더러 있죠.


당장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업무를 생각하면 퇴사자 한 명의 공백이 적지 않기에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인 경우라면 한 사람이 들고 나감이 주위 다른 직원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그렇기에 대부분 퇴사를 고민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먼저 '좀 더 고민해보자, 우리 함께 더 나은 회사를 만들어 가자' 라는 식으로 설득을 하는 일도 많습니다. 내가 과연 퇴사한다는 친구를 잡을 자격이 있는가? 라는 생각도 있지만, 당장 힘든 상황을 피하기 위해 설득을 하는 것이죠.


최근 한 직원이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20대 중후반의 친구인데, 회사의 업무 보다는 개인적으로 목표했던 일을 서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것.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가장 먼저 회사의 업무를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했던 게 사실입니다. 능력있는 친구를 이대로 보내도 되나 라는 개인적인 욕심이 앞섰고, 좀 더 잡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이 친구 나이였을 때를 떠올려 봤습니다. 별 능력없이 작은 회사에 입사해 회사의 부품으로 살며 쥐꼬리만한 월급을 쪼개어 저축하고 생활비로 쓰던 그 시기.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음에도 생활이라는 벽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던 시기. 한 번쯤 도전이라는 것을 해봤으면..이라는 후회가 언제나 남아있던 그 시기를요. 그리고 그런 후회의 시간을 보냈던 내가 과연 퇴사한다는 친구를, 자신이 목표로 했던 일을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다는 이 친구를 잡는 게 과연 옳은 것인가?라고 다시 스스로에게 물어봤습니다. 대답은... 당연히 '그러면 안되겠다.'였습니다. 물론 회사 대표님은 저의 이러한 결정을 싫어하겠지만, 회사의 상황보다는 이 친구의 목표와 인생에 손을 들어줘야 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해줬던 것 같습니다.


"너가 만일 목표 없이 회사를 그먼 두겠다면 잡았을테지만, 자신의 목표를 위해 도전하겠다면 말리지 않겠어. 오히려 더 응원해줄테니 남은 사람들은 걱정하지 말고 회사를 그만두도록 해."


회사에 함께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스쳐 지나갔던 친구들이 나와 같이 현실 앞에 좌절하지 않고 더 많은 도전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글에 살며시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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