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목소리가 정확해야 한다(2/3)

책임은 살아있는 자들의 몫

by 문좀열어주세요

초기 브리핑 실수의 사례로 서울지하철 구의역 사고가 자주 거론된다. 2016년 5월 28일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안전문에서 작업 중이던 19세 청년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서울메트로(현재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역무실에 들어와 작업일지를 작성하지 않았다”며 2인 1조 작업이라는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작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말을 했다.


논란은 확산되었다. 그가 작업했던 구의역 9-4 스크린도어에는 국화꽃과 포스트잇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사고 현장에서 희생된 노동자를 기리는 공감 문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진화에 나섰다.


서울메트로는 3일 만에 공식 사과를 내놓았다. 공석이었던 사장을 대신한 직무대행 이름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사측 책임을 인정했다. 노동자 입장에서 재발 방지대책도 내놓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메트로로 나눠져 안전관리 문제가 대두되었다고 분석하고 사고 이듬해인 2017년 서울교통공사로의 통합을 가속화시켰다.

구의역 사고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해 사회적으로 되돌아보는 계기였다. 안전과 직결된 업무는 원청에서 직접 맡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확산되었다. 작업환경이나 여건은 무시하고 노동자 개인에게 책임을 묻던 관행도 되돌아보게 됐다.


유력 정치인의 "여유 있었다면 덜 위험한 일 택했을지도 모른다"나 후에 장관까지 된 사람의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 걔가 조금 신경 썼으면..." 등의 사고에 대한 경솔한 의견들이 질타를 받았다. 노동자의 희생을 온전히 추모하자고 목소리가 모아졌다.


아직도 산업재해로 매년 5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다. 2024년 8월 구로역에서 선로 위 전차선을 보수하던 작업자 2명이 사망했다. 구로역 8번 승강장 위에는 포스트잇과 국화가 빼곡하게 놓였다.


2024년 8월, 구로역 사고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추모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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