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구멍

튼튼하고 멋진 다리를 놓고 싶어

by 디아

누군가에게든 마음속 해결되지 않는 나만의 문제점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 크기는 다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 어릴 적부터 해결되지 않는 내 마음의 구멍은 불안이었다. 이 불안이라는 건 때론 우울로 때론 공황으로 찾아와 나를 실컷 흔들어둔다. 나를 바닥까지 슬프게 만든다. 매번 그 몰아치는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언젠가부터 내 마음에 이성이라는 게 생겼다. 너 지금 이게 아니라는 걸 알잖아. 너 혼자 더 심각하게 슬프게 생각하는 거잖아! 이제 그만해!라고 외친다. 그러고 보니 또 별 거 아닌 걸로 우울해하고 슬퍼하는 내 모습이 싫다. 이제 이런 상황마다 이런 힘든 감정을 느끼는 내 모습이 지겹다.

그래서 내 마음의 구멍을 메우고 싶다. 따뜻하고 보드라운 흙을 가득 넣어 구멍이 덜 깊어졌으면 좋겠다. 단단한 시멘트도 좋겠다. 아주 콸콸 시원하게 부어서 다시는 구멍에 빠지지 않게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 그런데 이 구멍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채울 수 있는 거였으면 애초에 내 인생에 가장 큰 문제도 아니었을 것이다. 이 구멍은 끝도 없이 어둡고 깊어서 그리고 한 걸음에 달려 넘어갈 수 있을 정도가 아니게 꽤나 엄청 커서 열심히 정말 간절히 노력해서 조금 채워두어도 티도 안 날 정도다.

그래서 난 내 마음의 구멍에 다리를 놓기로 했다. 처음에는 너무 흔들거려서 지나가다가 그대로 아래로 떨어져 내릴지도 모르는 흔들 다리부터 지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삐걱거리는 나무다리, 그리고 조금 탄탄한 매듭이 지어진 다리,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절대 어떤 풍파에도 흔들거리지 않을 튼튼하고 멋진 다리가 지어져있지 않을까. 내 구멍을 다 메울 순 없었지만 그 다리로 안전하게 내 구멍을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해 본다. 10년이 걸려도 그런 다리를 지어내리라 다짐한다.

그럼 10년 후 나는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고 평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돼있을 거라는 걸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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