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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r 21. 2016

바람을 보았는가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보라

바람을 보았는가

그대는 바람을 본 적이 있는가?
푸른 창공을 가르는 바람결이 얼마나 섬세하고 아름다운 지를 아는가?
나뭇잎이 그냥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저만치 가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가?

바람은 지긋이 눈을 감는 순간 보이기 시작한다
때로는 부드러운 손길로, 때로는 억센 몸짓으로 다가온다

그냥 머리로만 알았던 존재가 
비로소 내 가슴에 열려있는 작은 틈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급하고 강한 바람처럼 '숨/pneu'ma/'이 휘몰아치는 순간
사람들은 심장이 벌렁거리고 신기함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바람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우리는 그것에 속하게 된다





바람이 존재함을 알지만 바람을 보기는 어렵다. 호수의 반영에 그려진 이 잔잔한 물결은 분명 바람이 만들어 낸 것이 분명하다. 그 물결이 하늘 그림자에 가득 채워질 때 마치 바람이 보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 
바람을 볼 수 있다면 얼마다 좋을까? 바람을 볼 수 있다면 우리의 '숨'도 볼수 있을 것이다.
숨은 바로 우리의 생명과 같은 것이다. 
환자가 질병으로 사망했을 때의 상태를 의사들은 'expired'라고 표현한다. 
숨을 내쉬었다는 말이 죽었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소중히 생각하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감사하자.
내가 살아 숨을 쉬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듯이
알듯하면서도 모르는 것 투성이인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것도 특별하다. 

지금도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을 바라보라.
거기엔 생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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