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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r 22. 2016

무릉도원 Calm Land

중국의 도연명이 지은 도원화가에 나오는 무릉도원을 기억하는가?

무릉에 살던 한 어부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복숭아 꽃잎이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그것을 계속 따라가 보니 한 굴이 있었다. 
거기로 들어가 보니 아주 아름다운 마을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진나라 때 전쟁을 피해 피난 왔던 사람들이 세상과 단절되어 오랫동안 살아오던 곳이었다. 
그 어부는 다음에 또 오려고 표시를 해두면서 그곳을 떠나왔는데, 나중에 마을의 태수와 함께 가봤으나 찾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 사람들이 말하는 이상향이 무릉도원이다. 

남도에 갈 일이 있어 차를 몰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보게 된 아름다운 풍경이다. 
맑은 물과 아름다운 산이 어우러져 그려낸 한 폭의 그림에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이 마침표를 찍고 있다. 

이 사진을 외국의 유명 사진 공유 사이트에 올렸더니 단숨에 인기 사진에 등극했다. 
늘 그 사이트의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아름다운 외국의 풍경을 부러워하였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절로 신이 났다. 

산이 가팔라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니 그 깨끗하기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하고
눈을 씻고 봐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뿐이니 더 아름다운 것이라. 
저기 어느 곳에 조그만 배 하나 띄우고 유유자적 낚싯대나 드리우고
푸른 하늘 벗 삼아 시인 흉내나 내보면 좋겠다. 

사람이 살지 않았던 아주 오래전에는 어딜 바라봐도 절경이었을 텐데
이젠 조금만 눈을 돌리면 전신주와 가득 늘어선 빌딩들이 보인다. 
세상이 더 편해지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정반대라고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스마트폰이나 TV가 없어도 지루하지 않았을 그때에는
당장 먹고 살 일이 걱정이었겠지만, 지금보다는 더 행복했으리라. 

놀라운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은 우리를 도리어 불편하게 만들고 마음을 각박하게 조여가고 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이 사라지면 당장이라도 큰 일날 것같이 생각하지만,
정작 몇 가지 부족한 삶이 우리를 더 윤택하게 만든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너무 무지한 것 같다. 

우리 마음에도 무릉도원을 만들어 보자. 
그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아주 바쁘고 힘들 때 잠깐 하던 일을 내려놓고 
조용한 곳을 찾아 지그시 눈을 감고 떠올려본다. 
나의 무릉도원에서 나는 뛰놀며 한없는 행복을 누려본다. 

"그래 그게 없어도, 그게 안되어도 죽을 일까지는 아니구나!'

우리 눈을 착각하게 만들어보자. 
죄에 찌들어 숨도 쉬기 어려운 이 흉흉한 세상 속에도
내가 상상도 못할 무릉도원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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