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에서 큰 소나무들이 우거지고 작은 나무들은 살기도 어려운 그런 곳에 덩그러니 달린 나뭇잎 하나를 보았다. 다 떨어진 앙상한 가지 위에 딱 하나 남은 나무 이파리. 그냥 이파리 하나일 뿐인데 왜 그리 아름답게 느껴지는 걸까? 빨갛게 물들어 버린 잎사귀의 가장자리에 뭔가를 나에게 전하고 있는듯하다. 나에게 이렇게 보이려고 이 시간까지 안간힘을 다해 매달려 있었는데, 이 오묘한 색이 주는 메시지가 내 마음에 흘러 들어온다. 고통스러운 걸까? 아니면 한 여름 울창했던 초록의 기세를 내어버려두고 겸손함을 보이는 걸까? 붉은색은 열정,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희생을 말하기도 한다. 붉게 물들어가는 이 이파리 하나가 마치 우리 삶과도 닮았다. 한창일 때는 뭐라도 할 것 같고 나무를 먹여살리는 일등 공신이었는데, 이제는 조금 어려운 상황에 하염없이 우수수 떨어져 버릴 신세가 되었다. 이제야 이 세상이 헛됨을 이해하고 '헛되고 헛되고 헛되도다!' 이렇게 외치며 자신의 몸을 피로 물들여 남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이 아름다운 마지막 잎사귀가 내 마음을 울린다. 내가 세상을 살면 수백 년 더 살 것도 아닌데, 이제 정신 좀 차리고 겸허함으로 인생을 돌아보고 나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을 위로하고 용서를 빌며 한없이 미워하고 받아들이지 못 했던 그들 그녀들을 용서하고 오직 사랑만 하기로 작정해본다. 마지막 잎새야! 이제 곧 떨어져도 너는 내 맘속에 항상 매달려 있을 거야. 때가 오고 있어. 나도 색다름으로 사람을 사랑하고 싶어 너처럼.